2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전국 2073명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을 물은 결과 10명 중 4명이 하반기 주택 매매 가격이 보합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직전 조사에서는 하락 응답이 65%로 2008년 부동산R114가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반 년 사이 하락 응답이 보합 쪽으로 다수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상승 응답은 여전히 24% 수준으로 직전 조사와 유사하게 하락 응답(35%) 대비로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전세 가격은 매매 시장과 마찬가지로 하락(32.7%) 전망이 상승(26.7%) 보다 우세했으나 월세 가격은 상승 전망이 42.45% 비중을 차지해 하락 전망(12.83%) 대비 3배 이상의 응답을 보였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금처럼 전세에서 월세로의 구조 변환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임대차 시장의 중장기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임대차 시장에서도 보합 의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최근 들어 다양한 지표가 혼재된 주택 시장 분위기가 소비자 설문에서도 확인된 셈"이라고 전했다.
전세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로는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역전세) 리스크'(44.40%)의 비중이 가장 컸다. 2021년 하반기 최고점에 체결된 전세계약의 만기가 임박한 상황으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역전세 위험가구는 15개월 전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약 102만가구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 매물 증가(17.85%) ▲2020~2021년 전세가격 급등 부담감(10.47%) ▲인천 등 일부지역 입주물량 증가(9.44%) 등이 제시됐다.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응답한 555명 중 33.15%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부담감과 높은 금리 등으로 위축된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전세 수요를 늘려 가격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전세물건 공급 부족(22.70%) ▲청약(사전청약)을 위한 일시적 전세 거주 증가(12.97%) ▲서울 등 일부 인기지역 입주물량 부족(12.79%) ▲월세가격 오름세에 전세가 상승 압력(11.53%) 등이 뒤를 이었다.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2명 중 1명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하락의 주된 이유로 선택했다. 연초 이후 경제성장률 전망의 지속적인 하향 조정과 수출 부진 등으로 과거보다 경기 침체 우려감이 높은 탓이다. 그 다음 하락 요인으로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10.91%)' 응답이 높았으나 직전 조사에서 30.81% 비중을 나타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금리 동결 지속이 다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 외 하락 요인으로는 '이자·세금 부담으로 매도물량 증가(8.56%)'와 '하반기 역전세 이슈 심화(8.15%)' 등이 있다.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응답자는 '핵심 지역 고가아파트 가격 상승'(25.10%) '급격한 기준 금리 인상 기조 변화'(23.47%) 등을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이 상승 흐름으로 돌아선 가운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 등 고가지역이 상승세를 이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급격한 가격 조정을 이끌었던 금리 변수의 경우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물가 안정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조절에 나선 분위기다. 다른 이유로는 ▲급매물 위주로 실수요층 유입(16.73%) ▲아파트 분양시장 활성화(10.41%) ▲정부 규제 완화 전망(8.57%) 등을 선택됐다.
소비자 10명 중 4명은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여건(23.44%)'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18.28%)' 등을 올해 하반기 핵심 변수로 선택했다. 직전 조사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응답이 1위를 기록했던 점에 비춰보면 다가올 하반기에는 소비자가 금리 이슈보다 경기 여건 변화에 더 민감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 외 하반기 주요 변수로는 ▲대출·세금 등 부동산 규제 환경 변화 여부(16.69%) ▲전·월세 가격 등 임대차 시장 불안 지속 여부(12.59%) ▲민간소비 등 국내 실물 경기지표 변화(10.27%) ▲3기 신도시 등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6.85%)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금융권 연체율 상승 가능성(6.75%) 등이 등장했다. 윤 연구원은 "PF 부실과 연체율 등에 대한 응답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새롭게 등장했다"며 "최근 건설업체와 금융권 등에서 하반기 주요 리스크 중 하나로 거론되는 만큼 시장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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