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CJ제일제당 및 LG생활건강과 갈등을 빚었다. 사진은 쿠팡 배송차량. /사진=쿠팡
◆기사 게재 순서
①"'네쿠신'은 옛말" 진격의 쿠팡, '이마롯쿠' 반열 올라
②업계 1위에 맞서는 쿠팡 '납품가 기싸움'
③택배시장 뛰어든 쿠팡… 1위 자리 위협받는 CJ대한통운
쿠팡이 이마트, 롯데쇼핑과 함께 3대 유통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커머스에서는 명실상부한 1위 기업이다. 2010년 출범 이후 소비자 니즈를 파고들어 빠르게 성장해온 쿠팡은 지금 업계 1위 제조사들과 '한 판'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납품가 기싸움'이다.

화장품과 생활용품에서 1위 위치에 있는 뷰티 대표기업 LG생활건강은 현재 쿠팡 로켓배송 품목에 빠져있다. 쿠팡과 LG생활건강은 마진율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였다. 2019년 LG생활건강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규모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로 쿠팡을 신고했다. LG생활건강의 신고내용 등에 따르면 쿠팡은 LG생활건강이 판매단가 인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직매입 거래를 종료했다. 쿠팡이 제조사와 갈등을 빚은 최초 사례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전례가 없는 사태였고 제조사와 마진율을 두고 협상하며 거래를 중단할 정도의 힘을 가진 이커머스는 업계 1위인 쿠팡이 유일하다"면서 "오프라인 유통이 주를 이뤘던 과거에는 대형마트가 제조사와 비슷한 논쟁을 벌였고 지금의 사태는 그만큼 이커머스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反) 쿠팡 라인 구축하는 CJ제일제당

현재 CJ제일제당의 대표 제품인 햇반은 쿠팡 로켓배송에서 빠져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지난해 11월 CJ제일제당은 햇반과 비비고 만두 등 주요 제품의 쿠팡 납품을 중단했다. 사태 발발 당시 쿠팡과 CJ제일제당은 발주 중단 이유를 두고 입장 차를 보였다. CJ제일제당은 쿠팡이 요청한 마진율에 대해 과도하다고 거부했고 이후 쿠팡에서 발주를 중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쿠팡은 마진율 협상과는 별개의 문제로 약속 불이행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업체는 현재 계속 협상 진행 중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롯데마트와도 갈등을 빚었다. 롯데마트가 CJ제일제당 수백개 제품에 대해 발주를 멈췄다. 다음 해 납품단가 협상 과정에서 의견 차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CJ제일제당과 롯데마트의 갈등은 한 달을 가지 않았다. 원가 협의 후 롯데마트는 지난 1월7일부터 발주 중단을 해제해 CJ제일제당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독 쿠팡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은 쿠팡과 갈등 이후 반(反) 쿠팡 전선을 치는 분위기다. 먼저 지난 3월 CJ제일제당은 컬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업무 협약(JBP)을 체결했다. 컬리와 CJ제일제당은 신선식품을 비롯해 가공식품, 가정간편식(HMR) 등 전반적인 식품 개발을 함께 진행한다. CJ제일제당의 상품 기획 시점부터 컬리 MD(상품기획자)가 참여해 연내에 '컬리 온리' 단독 상품 출시를 목표로 힘을 모을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쿠팡 외 다른 이커머스와 다양한 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쿠팡 앱(애플리케이션). /사진=쿠팡
타 이커머스와 협업 사례도 늘었다.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쿠팡 없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11번가와는 5월22일부터 26일까지 슈팅배송 캠페인 대표 브랜드로 손을 잡았다. 11번가에 따르면 5월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CJ제일제당 상품 결제 거래액이 전월 같은 기간(4월22~24일) 대비 1476% 증가했다. 구매 고객 수도 11배 이상 늘었다.
티몬과는 6월12일부터 16일까지 '티몬XCJ푸드마켓'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CJ제일제당의 신상품 등을 직접 맛보고 티몬의 혜택가에 구매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연계 행사다. 목표 거래액 10억을 뛰어넘는 15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반 쿠팡 라인인 신세계와는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와 적극적인 협력에 나섰다. '세상에 없던 제일 혁신적인 푸드의 신세계'를 콘셉트로 ▲데이터 기반 혁신 제품 상품화 ▲유통 및 마케팅 등 두 영역에서 협업이 진행된다. CJ제일제당은 올 하반기 출시 준비 중인 주요 신제품들을 신세계 플랫폼에 우선 선보이기로 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JP모건에 쿠팡 직매입은 다른 온라인 유통 채널보다 수익성이 높다고 설명해 협상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생겼다. JP모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CJ제일제당의 국내 식품 매출 중 15%가 이커머스에서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40%를 쿠팡이 차지했다. 쿠팡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자 협상력 약화를 우려해 마진율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는 분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상 결과가 타사와의 거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두 기업 모두 선뜻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며 "쿠팡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점점 늘어나는 만큼 CJ제일제당 입장에서도 쿠팡과의 거래 중단 상황을 오래 끌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