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로 인해 수출업계의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경민 기자
고금리가 장기화 되면서 수출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금리를 완화하거나 다른 대책을 통해 수출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가 무역업계 50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7월에 실시한 제3차 금융 애로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3일 발간한 '최근 무역업계 금융 애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기업의 자금 사정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자금사정이 악화됐다는 응답은 지난해 12월 45.6%에서 올해 7월 65.6%로 크게 늘었다. 특히 '매우 악화'라는 응답은 지난해 12월 8.9%에서 올해 7월 16.4%로 증가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진행한 1, 2차 조사에서 기업은 자금 사정 악화 원인으로 '금리 인상'을 꼽았으나 이번에는 '매출 부진'이 1순위로 꼽혔다. 고금리 장기화가 구매력 위축 등 기업 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자 비용이 영업 이익과 비슷하거나 초과한다는 응답은 절반(49.8%) 수준으로 나타나 2차 조사 (67.7%) 대비 다소 완화됐다.

응답기업 중 54.0%는 외부 자금 조달이 어렵다고 했고 자금 애로 극복을 위해 ▲예산 축소(27.6%), ▲인력 감축(20.0%) 및 사업 구조조정(15.8%) 등 조직 효율화 노력을 하고 있었다.

특히 매출 50억원 미만 응답 기업들 중 66.3%는 외부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부가 하반기 역대 최대 규모 무역금융 공급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기업 중 77.3%는 현재 지원받는 정책 금융 규모가 부족하다고 응답해 여전히 정책 금융 전달 체계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은 정책금융 신청 시 애로 사항으로는(복수응답) ▲높은 수혜 대상 선정 기준(48.2%), ▲복잡한 서류 제출 절차(44.0%) ▲ 정보 파악 어려움(38.4%) 등을 응답했다.

무역업계는 '금리 부담 완화(79.0%, 복수응답)'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올해 들어 5%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는 기업 대출 금리 인하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 밖에도 대출·신용보증 한도 확대(63.6%), 대출 상환 및 이자 납부 유예(41.8%)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특히 중소 수출 기업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고금리 완화가 여의치 않다면 신보나 기보 등 보증기관의 현재 업체당 30억원 수준의 통합 보증 한도를 150억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고 양 보증 기관의 중복 보증을 허용하는 등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