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HD현대오일뱅크 기소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사진=HD현대오일뱅크 제공
검찰이 HD현대오일뱅크를 기소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에서 배출된 폐수를 오염방지시설(방지시설)에 유입하지 않고 계열사 공장으로 배출해 이용했다는 혐의인데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았을뿐더러 되레 물을 아껴 환경보호에 기여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HD현대오일뱅크 "폐수 유출 아닌 공업용수 재활용… 환경오염 無"
의정부지검 환경범죄 합동수사팀(팀장 어인성 환경범죄조사부장)은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HD현대오일뱅크 법인과 전 대표이사 A씨 등 7명을 기소했다고 지난 8월11일 밝혔다.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폐수(페놀 및 페놀류 일부 함유) 33만톤을 자회사 HD현대오씨아이 공장으로 배출했다는 혐의다. 폐수 113만톤을 자회사 HD현대케미칼 공장으로 배출하고 폐수 130만톤을 HD현대오일뱅크 공장 내 가스세정시설 굴뚝을 통해 대기로 증발시킨 혐의도 있다.
이번 검찰 기소는 지난해 환경부가 HD현대오일뱅크에 과징금 1509억원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사안과 같다. 물환경보전법에 따르면 법인이 다른 경우 방지시설을 설치해 용수를 공급해야 하는데 HD현대오일뱅크가 이를 어겼다고 판단했다. 물환경보전법은 폐수 배출 의미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 한 사업 단지 안에 연결된 다른 법인이 1차 처리된 폐수를 외부 유출 없이 재활용해도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았다면 무단 배출로 해석될 수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검찰 기소에 대해 폐수 배출이 아닌 공업용수를 재활용한 것이며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불순물이 제거된 깨끗한 재활용수를 관로를 통해 HD현대오씨아이와 HD현대케미칼로 이송했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공업용수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았고 HD현대케미칼과 HD현대오씨아이는 재활용수 사용 후 방지시설에서 적법한 기준에 따라 처리한 뒤 폐수를 최종 방류했다고 한다. HD현대케미칼은 법상 기준 수치(페놀류 3ppm 이하)보다 95% 이상, HD현대오씨아이는 60% 이상 낮은 수준으로 폐수를 관리해 배출했다.


검찰이 HD현대오일뱅크의 공업용수 재활용을 문제 삼았지만 수자원 낭비를 막아 환경보호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업용수 재활용은 각 법인 사업장이 공업용수를 개별 사용한 후 처리·배출할 때보다 물 사용 및 최종 배출 폐수 총량을 줄일 수 있다. 상습적인 가뭄으로 인한 대산 지역 농업용수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만성적인 가뭄으로 물을 정상 공급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공업용수를 재활용한 것은 환경부의 자원순환 정책에도 부합한다"고 했다.
"굴뚝 통해 페놀화합물 배출" vs "자체 측정 결과 검출되지 않아"
HD현대오일뱅크 주유소. /사진=뉴시스
굴뚝을 통해 페놀화합물이 대기로 배출됐다는 검찰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는 게 HD현대오일뱅크 입장이다. 냉각과정에서 투입하는 가성소다와 제올라이트 촉매가 냉각수에 포함된 페놀을 석탄산나트륨으로 중화시키거나 흡착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화학 실험 등을 통해 페놀이 수증기와 함께 증발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해당 실험이 HD현대오일뱅크 공정과 동일한 조건에서 진행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HD현대오일뱅크는 배출가스에 페놀화합물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검찰에 합동검사를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자체 측정해 제출한 페놀 성분 불검출 결과도 인정되지 않았다.
검찰이 페놀화합물 대기 배출 혐의를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기소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폐수에 들어있는 페놀 성분이 굴뚝을 통해 배출된 것이 문제라면 물환경보전법이 아닌 대기환경보전법을 적용하는 게 적절하기 때문이다. 현행 환경법 체계에서는 오염 매체 및 관련 시설에 따라 개별 법령을 적용해야 한다. 물환경보전법은 수질 오염과 관련한 법령이다.

업계는 기업이 처한 상황과 행위의 의도, 결과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상 참작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 수사권과 행정력을 무분별하게 행사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봤다. 공공수역의 물환경을 관리·보전해 수질 오염에 따른 피해를 막자는 물환경보전법 입법 취지를 훼손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같은 법인 내의 공업용수 재활용과 다른 법인 간의 공업용수 재활용을 구별하는 이유나 실익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재활용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지, 최종 방류 시 법상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엄격히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환경보호라는 입법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