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대표가 KT 분당사옥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지난 30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임시주주총회에서 김영섭 신임 대표를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KT는 지난 3월부터 이어져온 약 5개월의 경영 공백 문제를 해소하고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KT가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비(非) 서울대 출신 '재무통' 비 통신전문가를 대표로 선임한 만큼 구조조정 등 조직 개편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린다.
KT의 첫 '非서울대 출신' 대표
김 대표는 1959년생으로 1984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동안 서울대학교 출신 대표를 연이어 선임해온 KT가 '비서울대' 대표를 선임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김 대표는 KT의 6번째 대표다. 이전에 역임한 이용경·남중수·이석채·황창규·구현모 대표 모두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업계에선 재무 전문가로 알려진 김 대표에 대해 KT의 재무적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을 것으로 본다. 정부와 정치권이 제기한 '이권 카르텔' 논란을 의식한 지배구조 개혁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대표는 LG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LG그룹과 LG CNS, LG유플러스 등을 거친 'LG맨'이다. LG 본사에서 근무할 당시엔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임원(상무)을 역임했다. 회장실 감사팀장, 총무부장, 미국법인 관리부장 등을 지내면서 재무 역량을 인정 받았다. 이후 2014년 LG유플러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고 2015년 LG CNS 대표로 취임해 부실 사업 개선에 주력했다.

김 대표는 LG CNS 대표 시절에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전환(DX)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KT가 오는 2025년까지 비통신 매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의 전환 역시 김 대표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조직 정비' 과제 안은 김영섭호
KT가 신임 대표 자리에 재무·구조조정 전문가를 선임한 데에는 인사와 조직 개편 등을 통해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권 카르텔'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체질 개선에 나서기 위해서 구조조정을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경쟁사인 LG유플러스 출신이자 외부 영입 인사인 만큼 취임 후 조직을 장악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앞선 KT의 외부 출신 대표이사론 이석채 전 회장 및 황창규 전 회장 등이 있다. 이들은 KT 대표로 선임된 후 각각 6000명, 8000명 대상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시기는 11월로 전망된다. KT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KT가 새노조위원장 선출을 앞두고 있다"면서 "노조위원장이 바뀌는 시점과 맞물리는 11월쯤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지난 30일 임시 주주총회가 끝나고 경기 성남에 위치한 KT 분당사옥에서 사내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표 취임식이 진행됏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 대표는 인사 계획을 묻는 질문에 "경영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빠른 시일 내에 진행되어야 하지만 KT인 대부분 훌륭한 직장관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이기에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직을 운영하면서 순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처우와 대가로 인정 받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