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경 합천군 관광진흥과장은 이날 오후 군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공무원들의 묵인·방조 의혹에 대해 "당초 경찰 수사를 의뢰하지 않은 것은 공무원들의 혐의가 명백하지 않아 수사를 지켜보고 있었던 상황"이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게 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감사원은 최근 합천군을 방문해 이 사건 관련해 두차례에 걸쳐 사전 감사를 실시했으며, 오는 10월 초쯤 한차례 더 사전 감사를 거친 뒤 감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사전 감사는 자료 검토일 뿐이며, 전방위적인 강도 높은 감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말했다.
합천군의 이번 감사요청을 두고 '제식구 감싸기'란 비판이 나온다. 시행사 대표 등이 이 사건으로 벌써 재판을 받고 있고, 경찰 수사 역시 진행중인 상황에서 뒷북치는 행정 대응이라는 여론이 비등해지면서다.
앞서 합천군은 지난 2021년 9월 사업 시행사인 모브호텔앤리조트와 총 사업비 590억원(자본 40억·PF대출 550억) 규모의 호텔 조성사업을 협약하고 사업을 추진하던 중 시행사 측이 30여차례에 걸쳐 169여억원 편취한 뒤 잠적했다. 이후 시행사 실사주와 대표 등 3명이 구속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과정에서 합천군은 시행사로부터 철저히 배제됐다. 통상적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자금 인출은 금융기관·신탁사·시공사 등 자금 집행 동의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이같은 절차가 무시돼 250억 먹튀 배후에는 시행사와 대리금융기관의 공모 내지는 방조가 있었다는 합리적인 의혹이 제기된다.
이때문에 사업을 관리·감독하는 합천군의 담당 공무원의 묵인 또는 방조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0억 먹튀 사건'의 변상 책임 관련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서도 군 입장을 밝혔다.
유 과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4일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에 (합천군의) 채무부존재 확인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메리츠증권사가 요구하는 군의 손해배상액과 이자 상당액에 대한 채무는 무효"라며 "메리츠증권사가 업무상 중대한 과실로 군이 사업비용으로 지출한 금액 상당을 손해배상 청구했다"고 했다.
합천군은 먼저 소송을 제기한 것은 금융기관이 연체이자 누적을 방관하며 소송제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시행사 대표의 먹튀 사건 발생후 메리츠증권은 지난 7월 합천군에 손해배상청구 공문을 한차례 보냈다. 이에 군은 즉시 "배상책임 없다"는 답변으로 응수했다.
유 과장은 "(메리츠증권이 소송제기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선제적으로 합천군의 권리 및 법률상 지위에 불안 또는 위험이 존재한다"며 "특히 금융기관의 과도한 연체이자 수취를 방지할 필요가 있어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군은 이날 호텔사업 시행사인 모브호텔앤리조트(유)가 부대사업 하도급사와 맺은 이면계약서 일부를 공개하며, 먹튀 사건의 책임이 금융기관에 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계약서에 따르면 부대사업 용역이 제대로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비가 조기 지출되도록 돼 있고 지출후 잔액도 시행사 지정계좌로 즉시 이체하도록 작성돼 있다.
군은 계약 조건이 터무니없는데도 금융대주단 주간사인 메리츠증권에서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PF사업비를 지출한 것도 꼬집었다. 최근 군은 이번 소송을 위해 군의회 동의를 얻어 소송비용 1억 5000만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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