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 사진=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달에만 1만8000주가 넘는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며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영풍그룹과의 결별을 위해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최윤범 회장은 이달 들어 26일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자사주 1만8528주를 추가매입했다.

▲9월5일 2900주 ▲7일 530주 ▲8일 700주 ▲11일 1650주 ▲12일 1742주 ▲13일 1780주 ▲14일 770주 ▲18일 1843주 ▲25일 5650주 ▲963주 등이다. 잇단 주식 매입으로 최 회장의 보유 주식은 한달 새 34만2507주에서 36만1035주로 2만주 가까이 증가했다.


주식 매입을 위해 사용된 금액은 총 98억2444만원에 달한다. 이달에만 지분 확대를 위해 1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입한 것이다.

최 회장의 가족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부친인 최창걸 명예회장은 보유 주식 2만4912주 전량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각했고 이 지분은 유미개발이 모두 사들였다.

유미개발은 건물 임대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 최윤범 회장의 모친이 이사장으로 있는 경원문화재단이 지분 25.73%를 소유한 최대주주이다. 나머지는 최 회장과 최 회장 모친, 숙부, 숙모 등 일가친척이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이 지분을 확대하는 이유는 홀로서기를 위한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영풍그룹은 1949년 고(故) 최기호·장병희 창업주가 공동 설립한 '영풍기업'이 모태다. 1970년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아연제련소를 세우며 덩치를 키웠고 1974년 고려아연을 설립했다.

고려아연 소유는 장씨일가, 경영은 최씨일가로 나뉘어 운영돼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최 회장 측이 한화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 일가친척들과 지분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최 회장이 직접적으로 계열분리를 언급한적은 없지만 사실상 영풍그룹 장씨일가와의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장씨일가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창업주 2세인 장형진 영풍 고문은 개인회사인 '에이치씨' 등을 통해 지분을 늘리며 맞불을 놓고 있다. 고려아연은 영풍그룹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알짜회사로 장씨일가 입장에서 손쉽게 놓아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재계는 내년 고려아연의 주총에서 최 회장과 장 고문의 이사회 임기가 나란히 만료되는 만큼 연말 주주명부폐쇄일까지 양측의 지분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의결권 확보를 위해 양측의 지분확보가 더욱 공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