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우유 가격 상승으로 먹거리 비용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 소재 대형마트에서 우유를 살펴보는 시민.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제품값의 10% 미만인데… 설탕·우유 가격 상승에 밥상물가 '휘청'
②전기료 인상 압박에 산업계 노심초사… 최종 피해는 소비자
③시멘트값 인상에 부담 껑충… 분양가 고공행진 우려
수급 불안정 등의 이유로 설탕과 우유(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먹거리 비용 부담도 덩달아 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식품업계는 원자잿값 상승뿐 아니라 인건비와 공장 운영비 등을 종합 고려해 제품 가격을 올릴 전망이지만 설탕·우유 가격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점을 감안, 제품 가격을 동결해야 한다는 반발도 만만찮다.
설탕·우유 가격 고공행진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설탕 가격은 지난달 100g당 311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4.0% 상승으로 가격 오름세를 이어갔다. 설탕 가격은 지난 8월 100g당 299원을 기록하며 전월보다 14.7% 급등한 바 있다. 당시 다소비 가공식품 중 판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주요 제조사들의 출고가 인상 영향이라는 게 참가격 설명이다.

국내 설탕 가격 상승은 주요 생산국의 생산량 감소로 글로벌 가격이 오른 영향으로 관측된다. 설탕 생산량 1위 국가인 인도는 올 들어 기상이변으로 인해 생산량이 줄었다. 이달부터는 설탕의 원재료인 원당의 수출 제한을 확대하기로 결정, 국내 가격 상승에 추가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생산량 2위 국가인 태국은 가뭄 등의 영향으로 올해 연간 설탕 생산량이 예년보다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두 국가의 생산량이 줄면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설탕가격지수는 지난달(162.7)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유 원유 가격도 오르는 중이다. 흰 우유·발효유 등 신선 유제품에 사용되는 음용유용 원유 기본 가격은 이달부터 리터(ℓ)당 1084원이 적용됐다. 기존보다 88원(8.8%) 상승한 가격이다. 치즈나 연유, 분유 등 가공 유제품에 사용되는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같은 기간 87원(10.9%) 오른 ℓ당 887원이다. 생산비 상승과 흰 우유 소비 감소로 낙농가 및 우유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된 탓에 원유 가격 인상이 결정됐다.

우유 원유 상승은 제품값 인상으로 이어졌다. 서울우유는 이달부터 흰 우유 제품인 '나 100% 우유'(1ℓ) 출고가를 대형할인점 기준 3% 인상했다. 빙그레는 '굿모닝 우유(900㎖)' 가격을 소매점 기준 5.9% 올렸고 남앙유업은 '맛있는우유GT'(900㎖) 출고가를 4.6% 상향 조정했다. 매일유업도 국산 원유를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 우유 제품은 4~6%, 가공유 제품은 5~6% 가격을 올렸다.
슈가·밀크플레이션 우려… 제품값 인상 자제 목소리도
서울 소재 대형마트 앞을 지나는 시민. /사진=뉴스1
설탕과 우유 가격 상승이 지속할 경우 식자재 비용도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식탁에 올라가는 음식 대부분에 설탕이 사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설탕값이 오를 경우 전체적인 먹거리 비용 부담 상승은 불가피하다. 우유도 설탕과 함께 빵, 아이스크림, 음료 등 식음료 전반에 사용되기 때문에 다른 제품의 연쇄적인 가격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 등은 이달 우유 가격이 오른 뒤 아이스크림 제품값 인상을 단행했다. 빙그레는 지난 6일부터 홈류(떠먹는 아이스크림), 미니류, 끌레도르류 등 3가지 품목의 소매점 출고가를 300~500원씩, 해태아이스크림도 같은 날부터 마루 브랜드 홈컵과 미니컵 총 4종, 쿠키마루 파르페 등을 각각 500원씩 올렸다. 지난해에는 유업체들이 우유 제품값을 약 10% 인상하자 식품업체들이 빵과 아이스크림 가격을 각각 6%대, 20%대 올린 바 있다.

일각에서는 식품업계가 설탕·우유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값을 올리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는 주장도 나온다. 설탕과 아이스크림이 사용되는 음식 및 제품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식품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서다. 설탕은 빵이나 과자 등 식품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별 차이가 있지만 우유 원유나 유제품도 원료로 사용되는 비중이 낮은 편이다.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관은 "과자류의 경우 유제품 원료 비중은 1~5% 수준에 그친다"며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유제품 원료는 수입산 의존도가 높아 국산 유제품 원료만으로 한정한다면 더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산 유제품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지 않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할인행사, 묶음 판매 등으로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