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근 화성시장. / 사진제공=화성시
경기도 수원 군공항을 화성지역으로 옮기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해 정명근 화성시장이 "자치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4일 정 시장은 입장문을 내고 "이해 당사자인 화성시민이나 화성시장과 아무런 협의 없이 수원 군공항의 화옹지구 이전을 명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특별법은 이해 당사자인 화성시민이나 화성시장과 아무런 협의 없이 수원 군 공항의 화옹지구 이전을 명시해 화성시의 자치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수원에는 첨단산단으로 막대한 개발이익을 주는 반면, 화성에는 오롯이 희생과 피해를 강요하는 '지역차별 특별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비민주적이고 반시대적인 특별법은 즉시 폐기돼야 한다"며 "화성시장으로서 시민과 함께 '수원시 맞춤 특별법'의 입법을 저지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전날 '수원 군 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과 '첨단연구산업단지 조성 및 육성을 위한 특별법' 등 2건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두 법안은 수원 군 공항을 화성 화옹지구로 옮겨 경기남부국제통합공항으로 건설하고, 기존 수원 군 공항 부지에는 ICT, 바이오 등 'K-실리콘밸리' 산단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원 군 공항 이전에 대해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해 온 화성시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강제로 군 공항을 이전할 법적 근거가 될 여지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군 공항 이전 사업의 근거인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군공항이전특별법)'은 소음 유발 기피 시설인 군 공항을 이전하기 위해선 종전 부지와 이전 부지 지자체 간 합의를 통해 '유치 신청'이 있을 때만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했다.

화성 화옹지구가 2017년 예비 이전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이전 절차가 한 단계도 진척되지 못한 것 또한 화성시가 반대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장이 발의한 법안은 종전 군공항이전특별법의 효력을 무효화하고, 이전 부지 지자체의 반대할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역에서 나온다.

5일 화성시의회는 김진표 의장의 특별법안 추진에 비판 성명을 내는가 하면, 오는 17일에는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국회 정문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홍진선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 위원장은 "예상했던 대로 통합국제공항은 군 공항 이전을 위한 꼼수일 뿐이었다"며 "수원 부동산 개발을 위해 화성에 희생을 강요하는 이번 특별법안에 대해 끝까지 반대하겠다"고 말했다. 범대위는 오는 17일 국회 정문 앞에서 김 의장의 특별법 반대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앞서 수원 군공항 이전은 2013년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이듬해 수원시의 이전건의를 거쳐 본격화됐다. 2017년 국방부가 예비후보지로 화성 화옹지구를 선정했으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이전지 지원방안 수립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답보 상태다.

3년 전 김진표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 개정안은 군공항 이전사업에 '기한'을 정해 찬성여론이 과반이면 이전 후보지 시장이 유치신청을 하지 않더라도, 특정 기간 내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