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능을 치른 학생들이 지금껏 공부해온 무거운 책과 공책들을 "더 이상 볼일이 없다"며 한꺼번에 버리자 이내 거대한 '수험서 산'이 된 것이다. 3칸 남짓한 주차 공간을 가득 메운 책무덤은 사람 허리보다 더 높았다.
A씨는 "끝났는데 끝난것 같지 않다"며 "(수능) 가채점하고 논술학원을 알아본 후 바로 내일부터 논술 준비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필요없는 책은 힘껏 버리면서도 "앞으로 다가올 입시 자료는 중요하다"며 면접과 논술시험 관련 서적은 두둑이 챙겨갔다.
노량진역 바로 앞 한 대형 미술 입시학원과 독학재수독서실 문 앞에는 수능을 본 직후 학원 강사를 찾아온 학생들이 서 있었다. 학원 강사는 밝은 목소리로 "어찌됐든 수고했다"며 반갑게 맞았지만 강사에게 인사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제각각이었다.
수험생 B씨(여·20)는 "국어가 생각보다 어려웠다"며 "앞으로 어떤 전략을 세울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독학재수독서실 계단 앞에 앉아 대표적인 수험서 EBS 연계 교재를 뒤적거리며 입시 컨설턴트 관계자와 계속 통화했다.
노량진 독학재수학원 관계자 C씨(남·50대)는 "독서실을 등록한 학생 100명 중 30명 이상이 이번에 수능을 치렀다"며 "오늘도 학원에 들른 학생이 많다"고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가 더 막막하다"면서도 "수능이 끝나고 고생한 아이가 너무 대견하다"고 뿌듯해했다. 이어 "주말에 또 다가올 여러 입시 설명회와 논술학원 등록으로 입시 전쟁이 시작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대형 체대입시학원 관계자(남·40대)는 "내일(수능 다음날)부터 학원생들이 입시 준비를 위해 수업을 들으러 온다"며 앞으로 학원가가 더 바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그의 마지막 한 마디가 현재 수험생이 처한 현실을 일깨우는 것 같아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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