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사이트 배드파더스의 운영자와 이용자의 명예훼손 혐의 유죄가 확정됐다. 사진은 운영자 구본창씨가 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벌금 100만원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후 입장을 밝히는 모습. /사진=뉴시스
4일 뉴스1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이날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배드파더스 운영자 구모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 선고유예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용자 전모씨도 벌금 70만원이 확정됐다.
배드파더스는 지난 2018년 7월 설립됐다.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은 부모들의 이름과 거주지, 직장, 얼굴 사진 등을 공개하는 사이트다.
구씨는 지난 2018년 배드파더스를 통해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혐의로, 전씨는 게시물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을 거쳐 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배드파더스의 신상 공개가 공익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비방 목적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전씨에게는 "게시글 공유를 넘어 피해자를 비하하고 모욕하는 표현을 함께 썼다"며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1심과 달리 구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가 기간이 지나면 면소(공소권이 사라져 기소되지 않음)된 것으로 간주하는 판결이다.
2심은 "법률에 따르지 않고 신상 공개를 사적 제재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의 명예가 침해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얼굴 사진과 직장명은 민감한 개인 정보"라며 "공공의 이익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씨 또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아 1심 벌금 50만원보다 높아졌다.
대법원 역시 "비방 목적이 인정된다"며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신상 정보를 공개하면서 공개 여부 결정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준이나 양육비 채무자에 대한 사전 확인 절차를 두지 않았고 양육비를 지급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개별 사정이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신상 정보를 공개한 것은 채무불이행자 공개 제도 등과 비교할 때 권리 침해 정도가 커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양육비 미지급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공적인 관심 사안에 해당하더라도 특정인의 양육비 미지급 자체가 공적 관심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특히 정보통신망을 통한 공개가 전파성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볼 때 양육비 지급의 법적 책임을 고려해도 피해의 정도가 지나치게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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