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의대 증원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 때문이다. 전체 전공의들의 81%는 사직서로, 전체 의대생의 67%는 휴학계로 시위하고 있다. 사실상 진료를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여기에 남은 전임의와 인턴들도 병원을 떠날 조짐이다.
정부는 의사들에게 회유와 함께 일종의 압박 메시지를 제시했다.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다는 제안과 함께 "3월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고발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의사들이 "끝까지 저항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우는 만큼 이번 의료사태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전공의들은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을 태세다. 이들은 직장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과도한 근무조건 ▲보상해 주지 않는 임금 ▲통계적으로 반드시 겪을 수밖에 없는 민·형사적 위험성 ▲미래에 대한 희망에 대해 토로했다.


이미 정부는 의대 정원 규모를 결정하기 직전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통해 의료 체계 상당 부분을 손보겠다고 했다. 앞으로 5년 동안 10조원 규모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해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공정 보상 4대 개혁 등 주요 과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나는 이유로 들은 네 가지 문제 중 적어도 3개는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반발할 이유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의사들이 정말로 원하는 게 뭘까.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은 지난 2월19일 "의사들의 주장을 여과 없이 실어 달라. 더이상 거짓말을 하지 말아달라"고 정부를 질책했다. 하지만 이번 의대 정원 확대 정책과 필수의료 패키지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는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통계를 통해 제시된 선진국 대비 한국의 부족한 의사 수를 '수술 대기시간·치료가능 사망률도 OECD 평균으로 맞춰야 한다'며 궤변을 늘어놓았다.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3월부터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약 40%의 인력을 점유한 젊은 의사들이 대거 빠지니 환자들을 어떻게 돌보냐는 것이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몰리는 빅5 병원은 마땅한 대안도 없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의료진 중 47%가 전공의다. 병원을 지키고 있는 의사들 사이에선 "너무 힘들어 실직하는 것이 아닌 순직"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공의들은 지난 달 29일 보건복지부 차관과의 대화 직전 자신들의 단체행동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관점에서 볼 때 합목적적인 행동"이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합목적은 정말 합당한 목적과 여론을 설득할 논리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1%라고 자부하는 그들이 솔직하고 논리적인 지향점을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