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을지로'라는 뜻의 '힙지로'의 1세대 와인펍에서 매일 인디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가수 웨인이 공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서현 기자
힙지로는 개성 있고 멋지다는 뜻의 '힙하다'와 '을지로'를 합친 말이다. 최근 젊은 세대에게 을지로가 '힙하다'고 여겨지며 붙은 별명이다.
지난 10일 젊은 세대의 문화를 쫒아 을지로 와인 펍 '행2PM8PM'을 찾았다. '힙지로 1세대'라고 불리는 이곳은 젊은 예술가들의 공연을 매일 열고 있다.
건물 2층 공연장에 들어서자 벽면에 분홍·노랑·파랑 등 다양한 색의 펜으로 그려진 낙서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부분 20~30대인 방문객들은 이 벽면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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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그 노래 제목 뭐예요?"… 관객과 활발히 '소통'━
매일 인디가수의 공연이 열리는 와인펍은 젊은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사진은 와인펍의 외관과 내부, 공연 일정표의 모습. /사진=김서현 기자
비교적 아담한 공연장인만큼 관객과 가수의 활발한 소통이 눈에 띄었다. 공연 도중 "잘한다" "목소리 좋다" 등 함성이 터져 나왔다. 몇몇은 술을 마시며 즐겁게 대화하기도 했다.
친구와 함께 공연을 관람한 최혜인씨(30)는 노래 한 곡이 끝나자 "방금 그 노래 제목 뭐였냐"고 물었다. 최씨는 "노래가 너무 좋아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공연 현장에 대해 "영상을 찍거나 환호하는 사람도 있고 대화하면서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모든 분위기가 자연스러워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여자친구와 함께 방문한 고모씨(25)는 "솔직히 처음에는 와인·칵테일을 파니까 (대학생에게는) 가격대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공연을 보고 나니 아깝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공연은 조용히 앉아서 노래 듣다가 박수 치고 끝인데 (이곳에서는) 다들 편하게 즐기는 분위기라 색달랐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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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와인 마셔요"… 가수도 관객도 즐겁다━
와인펍에서 공연하고 있는 인디가수 웨인은 현장에서 에너지를 많이 얻는다고 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공연하고 있는 인디가수 웨인의 모습. /사진=김서현 기자
"생생하게 기억나는 날이 있다"는 그는 손으로 창가를 가리키며 "저쪽 창가에 앉은 손님이었다. 공연 끝나고 나가려고 하자 '앉아서 같이 와인을 마시자'고 제안했다. 손님들과 함께 술도 마시고 즐거웠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공연 후 다른 무대에도 캐스팅되거나 관객들로부터 응원의 연락을 받은 경험도 공유했다.
미래에 관해 묻자 "가수의 길이 좁아 계속 나아갈 수 있을지 불분명하지만 (와인 펍 덕분에) 조금씩 무대에 설 기회가 생긴다. 감사하고 즐겁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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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열정 있는 젊은 예술가들이 도전을 '행'하도록━
이인행 행2PM8PM 대표는 "꿈과 열정이 있지만 돈과 기회가 부족해 꿈을 펼치지 못하는 청춘들을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매장 1층에서 주문을 받고 있는 이 대표와 직원들의 모습. /사진=김서현 기자
현재 해당 와인 펍에서는 총 40팀의 인디 가수들이 공연하고 있다. 엠넷의 초대형 노래방 서바이벌 'VS'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린 가수 정성보도 이곳에서 공연하다가 방송에 출연했다.
이 대표는 정성보를 언급하며 "이런 식으로 조금씩 가수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21년 서울특별시 청년교류공간에서 진행하는 '스탬프챌린지' 연계 공간으로 선정됐다.
음원 발매 프로젝트인 행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직접 작사, 뮤직비디오 제작 등 전반적인 과정에서 청년 예술가가 음원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프로젝트로 지난해 첫 음원인 민구름의 '파도처럼 밀려온 설렘'이 발매됐다. 이 대표는 "솔직히 투자한 돈에 비해 큰 수익은 없다. 음원 저작권료가 한 달에 3만원만 들어오더라. 하지만 뿌듯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현재 두 번째 행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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