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자가 빈곤을 이유로 국선변호인을 신청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각해선 안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삽화=머니투데이
기초수급자가 빈곤을 이유로 국선변호인을 신청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각해선 안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1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 9일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으로 환송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인천 한 도로에서 자신이 타려던 택시에 B씨가 탑승하자 B씨를 향해 "내가 먼저 왔다. 죽여 버릴 수도 있다"며 위협했다. A씨는 또 길 건너편에서 이 상황을 목격한 B씨의 일행 C씨와 D씨가 와서 말리자 이들에게 전치 2주 상당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1심과 2심은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1년의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2심에서 A씨는 기초 수급자임을 증명하고 국선변호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별다른 이유 없이 이를 기각했다. 결국 A씨는 변호인 없이 재판을 받아야 했다.

대법원은 A씨가 국선변호인을 신청했지만 기각돼 적절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소명자료에 의하면 피고인이 빈곤으로 인해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심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선변호인을 선정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조치에는 국선변호인 선정에 관한 형사소송법의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피고인이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효과적인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