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제2후판공장. /사진=포스코
2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현대제철이 제소한 덤핑 예비조사를 개시했다. 포스코 등 유관 기업에 중국산 덤핑에 따른 산업 영향을 확인하는 조사서를 발송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강판) 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에 반덤핑 제소를 했다. 관세법 51조에 따르면 외국 물품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상 가격 이하로 수입돼 국내 산업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면 기획재정부령으로 물품과 공급자 또는 공급국을 지정해 해당 물품에 대해 덤핑 방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국내 후판 시장은 중국산 수입 확대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115만78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5% 늘었다. 2022년과 비교하면 80.5% 증가했다. 중국산 후판은 국산 대비 약 15% 저렴해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문제는 반덤핑 제소 이후 철강업계가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것이다. 반덤핑 조사 기간 동안 국내 철강업계가 피해를 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철강사들은 고정비를 상쇄하기 위해 손해를 보면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피해가 막심하다고 주장한다.
A철강사 관계자는 "중국산과 가격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저렴하게 후판을 판매하고 있다"며 "국내 철강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관세라는 점에서 서둘러 부과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사 기간에도 중국산 후판 수입이 계속되자 철강업계는 무역위원회에 '잠정 반덤핑 관세'를 건의했다. 잠정 덤핑 관세란 반덤핑 조사가 개시된 후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 임시로 부과되는 관세다. 예비조사 단계에서 덤핑 사실 및 국내 산업 피해 관련 긍정적인 예비판정이 있다고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경우 관세를 부과할 수 있어 국내 기업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해외에서도 중국산 철강재 유입을 막기 위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4월 칠레 정부는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이 범람하자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철강에 대해 최대 33.5%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멕시코와 브라질도 칠레와 유사 조치를 한 데 이어 베트남과 인도 역시 중국산 철강을 상대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이미 중국산 철강 수입 규제를 진행 중인 미국과 EU(유럽연합) 등은 무역 장벽을 공고히 하고 있다.
B철강사 관계자는 "본조사 완료까지 최대 1년이 걸리는 만큼 내년 말까지 덤핑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잠정 반덤핑 관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최종 결론까지 시차를 악용해 조사 기간 중 중국산 덤핑 물량이 늘고 있어 서둘러 잠정 반덤핑 관세가 부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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