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사진, 드론 영상, 열화상 이미지, 인적 첩보 등 이질적인 데이터 파편들이 팔란티어 시스템 안에서 실시간으로 통합됐다. 과거 수백 명의 정보 분석가가 며칠 밤을 새워 했던 일이다. 전황 파악, 타겟 식별, 가용 가능한 가장 효과적인 타격 수단을 추천까지 실시간으로 이뤄진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반격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지금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뢰 오염 지역의 제거 우선순위를 정하고, 수만 건의 데이터를 엮어 전쟁 범죄의 증거를 채증하는 등 전후 재건사업에도 팔란티어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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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Palantir? 혼돈 속에서 최적의 해답을 찾다━
팔란티어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빅테크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명확하다. 빅테크들이 쾌적한 데이터센터와 안정적인 클라우드 환경을 전제로 한다면, 팔란티어는 가장 지저분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출발했다. 바로, '전장(戰場)'이다. 데이터가 정돈되지 않은 극한의 불확실성 속에서 생사와 직결된 인간의 판단을 돕는 능력을 만들어낸 것이 그들의 기술적 해자(Moat)다.◆ 국방 : 압도적 비대칭 전력을 만드는 디지털 신경망
핵무기가 물리적 파괴력으로 전쟁을 억제한다면, 팔란티어는 데이터 장악력으로 싸우기도 전에 전황을 바꾼다. 빈 라덴 사살부터 최근의 마두로 체포까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비밀 작전의 배후에서 팔란티어의 솔루션이 역할을 했다는 건 이제 비밀이 아니다. 테러리스트 조직도, 금융 거래, 통화 기록 등 서로 무관해 보이는 수십억 개의 데이터를 연결해 타겟을 찾아내고 첩보원의 제보 및 위성으로 촬영한 실시간 상황까지 종합해 완벽한 작전 수행을 돕는다.
최근 미 육군의 차세대 전술 트럭 사업인 TITAN의 주계약자로 팔란티어가 선정됐다. 미군 역사상 소프트웨어 업체가 주계약자로 선정된 최초의 사례다. 지난 70년간 방산 시장은 하드웨어를 먼저 만들고 소프트웨어를 부속품처럼 끼워 넣었다. 하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먼저 정의하고, 그에 맞는 하드웨어를 조립하는 시대로 패러다임이 뒤집힌 것이다.
◆ 민간 : 환각 없는 AI, 공장의 두뇌가 되다
특히 팔란티어의 AIP(AI Platform)는 생성형 AI의 고질적 문제인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해결하며 기업 시장을 파고들었다. 대다수 AI가 그럴듯한 거짓말을 만들어낼 때, 팔란티어의 AI는 기업이 보유한 실제 데이터와 자산을 디지털 쌍둥이로 구현한 '온톨로지(Ontology)'에 기반해 대답한다. AI가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 공장 데이터와 재고 현황이라는 팩트(Fact)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에어버스는 항공기 생산 결함을 줄였고, 파나소닉은 배터리 공정 분석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알렉스 카프 CEO가 이를 두고 미국 제조업의 재도약을 돕는 '워프 스피드' 시스템이라 칭하는 이유다. 이러한 기술적 성취는 2025년 미국 상업 매출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지며, 단순한 테마주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안착했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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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진화 단계는 "자율 운영 체제"... 21세기의 '맨해튼 프로젝트'━
국방 분야에선 전쟁 및 방산 생태계의 운영체제(OS)를 제공한다. 록히드마틴 같은 전통 방산 기업과 경쟁하는 단계를 넘어섰다. 앤두릴 같은 신생 방산 스타트업들이 팔란티어의 시스템 위에서 구동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와의 대규모 계약 연장은 이 시스템이 NATO 및 서방 동맹국의 표준 운영체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술 진화의 최종 목적지는 '자동 운영 기업(Autonomous Enterprise)'이다. 경영진이 "비용을 10% 절감하라"는 명령만 입력하면, AI 에이전트가 수천 가지 변수를 계산해 발주를 줄이거나 공정 스케줄을 조정하는 행동(Action)까지 수행하는 단계다. 이미 2025년 하반기부터 팔란티어는 단순히 판단을 돕는 것을 넘어, AI가 스스로 공급망을 조정하고 발주를 실행하는 '자율 에이전트' 배포에 집중하고 있다.
'자동 운영 기업'의 비전은 실무적 도구 AI 에이전트가 반복 업무를 처리함으로써 인간이 고차원적인 지휘관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것이다. 샴 생커 팔란티어 CTO는 이를 "최고의 인재를 초인으로 만드는 것(make the very best person superhuman)"이라고 설명한다. '맨해튼 프로젝트'의 21세기 소프트웨어 버전이라 부를 만한 비전이다.
◆특별취재팀=제도혁신연구소 이상언 소장·이무영 부소장, 정치경제부 김인한·김성아 기자, 산업1부 최유빈 기자, 증권부 이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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