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위장약으로 자리 잡은 겔포스의 성장 이야기가 주목된다. 사진은 1970년대 다양한 패키지로 생산된 겔포스. /사진=보령
보령의 대표 위장약인 겔포스는 50년이 넘는 역사 동안 한국인의 쓰린 속을 달래며 '국민 위장약'으로 자리매김했다. 보령의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선구안과 함께 끊임없는 제품 개발 및 마케팅,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의 식습관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13일 보령에 따르면 1975년 출시된 겔포스의 역사는 1969년 김 회장의 해외 순방에서 비롯됐다. 당시 김 회장은 선진 제약업체들의 앞선 시설과 경영 시스템을 확인하던 중 프랑스 비오테락스가 생산한 위장병 치료제 포스파루겔에 주목했다. 포스파루겔은 복용의 편리함과 탁월한 약효 덕분에 전 세계에 걸쳐 10억포 이상 판매된 제품이었다.

김 회장은 포스파루겔의 가능성을 예견한 뒤 비오테락스와 약 1년 동안의 교섭 끝에 1972년 3월 기술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겔포스는 협약 3년 만인 1975년 출시됐고 현재 연 200억원의 판매액을 올리는 보령의 알짜배기 의약품으로 등극했다. 맵고 짜게 먹는 식성으로 인해 위장 질환이 한국인 주요 질환으로 꼽힌 상황 속에서 겔포스가 국민들의 속을 편안하게 해준 것이다.


겔포스가 출시된 1970년대는 박노해 시인이 "전쟁 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가운 소주를 붓는다"고 표현했듯 중노동의 시대였다. 과로와 음주로 자연히 위장병이 늘어났다. 겔포스는 '위벽을 감싸 줘 음주 전에 먹으면 위를 보호한다'는 입소문과 함께 날개 돋친 듯 판매됐다. 이를 통해 출시 첫해 매출이 6000여만원에 불과하던 겔포스는 4년 만에 10억원대 판매액을 달성했다.
효과 개선한 신제품…매력적인 광고 카피로 눈길 확
사진은 겔포스 후속 제품인 겔포스 엠과 겔포스 엘. /사진=보령
보령은 겔포스 출시 후에도 제품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2000년 겔포스의 제산 효과를 한 단계 높인 겔포스엠을 출시했다. 2018년에는 겔포스엠을 기반으로 DL-카르니틴염산염을 첨가한 겔포스엘을 개발했다. DL-카르니틴염산염은 위장관운동 활성 효과가 있어 속 쓰림과 식욕감퇴, 더부룩함, 소화불량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트렌디한 광고로 대중과 소통한 것도 겔포스의 성공 요인으로 언급된다. 겔포스는 1970년대 '위장에 평화를' '주머니 속의 위장약 겔포스', 1980년대 수사반장 시리즈 '위장병 잡혔어'의 광고 콘셉트를 활용하며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1990년대 초반에는 '속쓰림엔 역시 겔포스'라는 카피로 의약품 광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최근에는 MZ세대 대표 배우 주현영을 광고 모델로 활용해 젊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겔포스의 유행은 시대가 변했음에도 이어지는 중이다. 최근 젊은 층에서 매운맛 라면과 떡볶이, 마라탕 등이 유행하면서 속 쓰림을 예방하기 위해 겔포스를 찾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유튜버나 SNS 영상에서도 겔포스가 자주 등장할 정도다. 매운맛 음식의 유행에 따라 위장약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위장약의 대명사인 겔포스 역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겔포스 브랜드 담당자는 "겔포스는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인의 속을 달래 온 국민 위장약"이라며 "더 많은 분이 겔포스의 우수한 효과를 통해 위장 건강을 지켜낼 수 있도록 꾸준한 연구개발과 트렌드에 기반한 마케팅 활동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1983년 공개된 겔포스 광고. /사진=보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