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다음 달 중순부터 와우 멤버십 미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로켓배송 무료배송 최소 주문 금액 기준을 변경하는 등 수익성 전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사건 보상 쿠폰 발행으로 발생한 일회성 비용 등 재무 부담을 최소화해 뉴욕 증시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진=뉴시스
쿠팡이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발생한 대규모 일회성 보상 비용에 따른 재무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형 확장 대신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경영 기조를 전환했다. 악화한 영업이익률을 방어해 적자 전환 리스크를 차단하고 운영 회복탄력성에 대한 뉴욕 증시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7일 쿠팡에 따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와우 멤버십 미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로켓배송 무료배송 최소 주문 금액 기준을 변경한다. 기존에는 할인 전 판매가가 1만9800원을 넘으면 무료배송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쿠폰 등을 적용한 실제 결제 금액이 1만9800원을 충족해야 한다. 쿠팡 측은 "회원 간 최소 주문 금액 기준 차이로 인한 혼선을 줄여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할인율을 부풀리는 일부 판매자의 부당 행위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업계와 시장은 이를 수익성 방어를 위한 비용 통제 행보로 보고 있다. 실결제액을 기준으로 삼아 소액 주문에 수반되는 물류비용 손실을 보전하고 일반 회원의 유료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올해 쿠팡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운영 전략을 일부 조정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20%대에서 5~10% 수준으로 낮춰 잡으며 "당분간 성장과 수익성 모두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 역시 "서비스 제공 비용을 낮추고 대만 등 신규 시장 확장에 들어가는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등 전반적인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쿠팡은 2025년 연매출 49조1197억원, 영업이익 6790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2023년 1.93% ▲2024년 1.46% ▲2025년 1.38%로 3년 연속 하락했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0.09%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올 상반기 선제적으로 수익성을 챙기지 않을 경우 자칫 적자로 돌아서 자본시장의 평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현지 수익성 중심 전략 긍정적 평가
미국 현지 자본시장은 쿠팡의 비용 감축 전환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시티그룹, 번스타인 등 현지 투자은행에서는 쿠팡의 성장 둔화를 반영해 목표 주가를 낮추면서도 비용 정상화 시도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3월 2일 목표 주가를 31달러에서 29달러로 낮췄으나 "데이터 유출 사고의 최악의 국면은 지났으며 한국 내 운영 지표 개선과 함께 대만 사업 확장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 전문 매체 시킹알파는 "쿠팡이 올해 기존의 이익 확대 흐름에 타격을 입었으나 서서히 비용을 상쇄하는 이익 흡수 구간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금융 분석 매체 심플리 월스트리트는 경영진이 외형 확장 대신 비용 통제를 선언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점을 수치 모델에 반영해 마진율 전망치를 기존 3.13%에서 3.69%로 올려 잡았다.


자본시장의 눈높이에 맞춰 손익 구조를 안정시키려는 쿠팡의 전사적인 비용 절감 시도는 다방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비회원 배송 기준 상향 외에도 최근 핀테크 자회사 쿠팡페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도입 검토를 위한 법률 인력 확충에 나섰다. 결제 수수료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전방위적 수익성 개선 작업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