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신종수법에도 대응할 수 있는 개선책을 수사당국과 협의해 마련할 방침이다. 사진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벤처·혁신생태계 지원 간담회에 참석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의 '7대 비정상' 중 하나로 꼽은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금융당국은 대응방안 마련에 돌입했다. 특히 최근 성행하는 신종스캠·대포계좌 등 새로운 형태의 범죄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을 주재로 경찰청, 금융감독원, 금융보안원,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 농협·수협·신협중앙회, 여신금융협회 등과 함께 '보이스피싱 대응 간담회'를 개최했다.

권 부위원장은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가 더 지능화되며 새로운 수법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며 "기존의 '통신사기 피해환급법' 체계만으론 대응이 어려운 신종스캠(투자리딩방, 로맨스 스캠, 노쇼사기 등) 및 대포계좌를 활용한 사기행각이 여전히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통신사기 피해방지법은 '재화와 용역의 거래를 가장한' 유형의 사기범죄에 대해선 금융사의 지급정지·자금환수 등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제도적 사각지대를 노린 신종수법이 성행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젠 기존 법과 제도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 금융·수사당국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가용수단을 총동원한 능동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관계기관과 함께 탐지, 차단, 자금환수 등 기존 체계가 새로운 유형의 범죄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과감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 "피싱 신종수법, 법 테두리 밖"…개선책 마련 추진
먼저 금융당국은 신종스캠 의심계좌에 대해 경찰과 협업해 범죄 유형별 피해사례 및 범죄 수법 특징 등을 신속히 공유한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권 공동 탐지룰을 고도화하고 올 3분기 내로 금융사별 이상금융거래 탐지 시스템에 신종 수법 내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대포계좌에 대해선 금융사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대포계좌 파악현황을 공유한다. 공유된 정보가 금융사, 통신사, 수사기관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에이셉'(ASAP·보이스피싱 정보공유 및 분석을 위한 AI 플랫폼) 시스템에 적용할 방침이다.


금융위, 금감원, 금융보안원 및 전 금융권 전담 임직원 등이 참여하는 '보이스피싱 근절 협의체' 역시 다음달 중 출범한다. 모든 금융사가 최신 범죄 수법을 공유해 관련 제도개선 사항을 발굴·추진할 수 있도록 협의체는 상시 가동된다.

관련 가이드라인 개정도 추진된다. 우선 현행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적용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신종 수법에 대해선 경찰 확인 하에 신속히 규제 절차를 마련한다. 이를 위해 경찰·금융권과 협의를 거쳐 오는 5월 중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구제 표준업무방법서'를 개정할 계획이다.

신종 사기범죄까지 망라해 신속한 지급정지 등을 도입하기 위한 '전기통신 이용 다중피해사기 방지법'은 이미 발의된 상황이다. 금융위는 해당 법률이 이른 시일 내로 통과될 수 있도록 국조실·경찰청·법무부 등 유관부처와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찰이 사기 혐의계좌로 지목한 계좌에 대해선 금융사가 고객확인을 실시하기 전까지 거래를 정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범죄로 편취된 자금의 도피 경로를 차단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