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영풍빌딩. /사진=이한듬 기자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지속해서 받는 가운데 영풍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9배로 업계 최저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 데이터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영풍 PBR은 0.29배다. PBR은 1주당 순자산 대비 주가로 시장이 기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PBR을 확인할 수 있는 기업은 총 805개다. 영풍의 PBR 0.29배는 75번째로 낮다. 영풍이 2024년 9월부터 MBK와 함께 이사회 장악을 시도하고 있는 고려아연의 PBR은 3.67배로 영풍보다 약 13배 높다.

업계에서는 영풍이 시장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이유로 낮은 본업 경쟁력과 낮은 주주환원율을 꼽는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영풍은 5년 연속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환경 관련 법 위반으로 매년 제재를 받고 있다. 영풍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환경 관련 법 위반으로만 당국으로부터 총 41회의 제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풍 임원들 중 다수가 회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달 공시한 영풍 사업보고서를 보면 영풍 임원은 총 36명(사외이사 등 포함)인데 회사 주식을 보유한 임원은 강성두 사장 1명뿐이다. 나머지 35명은 회사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공시됐다.

법적으로 회사를 대표하는 김기호 대표이사와 권홍운 CFO(사내이사)도 회사 주식을 들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두 임원은 영풍이앤이와 와이피씨 등 영풍의 다른 계열사에서도 임원을 겸직하며 영풍그룹을 이끄는 인물들이다.

일반적으로 기업 임원들은 회사가 시장에서 낮게 평가될 때 책임경영 차원에서 사비로 회사 주식을 매입한다. 최근 김동춘 LG화학 CEO는 약 1억원을 투자해 회사 주식 336주를 장내에서 직접 매입하기도 했다.


정부 역시 저PBR 기업 문제를 직접 지적하면서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0.4밖에 안 되는 (종목을) 사 모아서 청산하는 게 두 배 정도 남는 상황은 비정상적"이라며 "썩은 물건과 제대로 된 물건이 섞여 있으면 그 가게는 가기 싫게 된다"고 언급하며 저PBR 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영풍이 주식배당과 현금배당·자사주 소각 등을 하면서 주주환원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이후 주가가 크게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면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이 책임 경영 차원에서 직접 주식을 매입해 회사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영풍은 사업보고서에서 "주주가치 제고 및 안정적인 주주환원을 위해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배당정책을 유지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당사는 중장기적으로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일정 수준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목표 배당 성향은 약 30% 수준을 지향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