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삼성E&A와 GS건설이 중동에서 진행한 플랜트 사업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공단./사진=GS건설
미국과 이란의 중동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국가에 건설현장을 운영하는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동 국가에 파견한 직원들의 안전관리 대응에 힘쓰는 한편 확전을 대비한 시나리오 구축에 나선 모습이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 등은 중동 현지 지원들에 대한 안전관리 수준을 높이고 일부는 인력을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가 중동에서 진행하는 현장은 삼성E&A의 사우디 파딜리 가스플랜트 패키지 1·4(8조6973억원) UAE 메탄올 프로젝트(2조4168억원)와 현대건설의 이라크 바스라 해수처리시설공사(4조5509억원)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2조6030억원), 그리고 삼성물산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기지 탱크(3조1919억원) 등이다.


이밖에 GS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사우디 파딜리 가스플랜트 패키지2(1조6774억원) 이라크 알포 신항만 1단계(2조2652억원) 등의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에 따라 중동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의 해외 공정이 지연되고 원가가 상승해 피해가 우려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해외 건설 수주액은 약 12억2629만달러로 전년 동기(47억4769만달러) 대비 약 74.2% 감소했다. 중동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 약 25억7726만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54.3%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약 2억8625만달러로 전년 대비 9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중동 국가의 발주 예정 프로젝트 상당수가 지연되거나 중단됐다"며 "사우디, UAE 등 주요 발주처의 신규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돼 해외 수주 포트폴리오 재편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GS건설은 중동에 근무 중인 직원들에게 해외 수당을 상향 조정했다. 한국으로 귀국했을 때 숙박권과 항공권 등 경비를 지급하고 특별휴가를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E&A도 사우디를 비상대응 2단계, UAE와 카타르를 비상대응 3단계 지역으로 분류하고 해외 수당을 늘리기로 했다. 이르면 이달부터 3곳의 250여명 직원들이 조정된 수당을 받을 전망이다. 주요 건설사들은 본사와 현지 대사관, 해외건설협회를 연결하는 '글로벌 핫라인'을 구축하고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직접 피해나 공사 차질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전쟁이 지속될 경우 중동 발주 위축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건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일부 현장의 철수도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