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오는 24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베이징 국제 모터쇼(오토차이나 2026)에서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중국 양산형 모델을 공개하고 신에너지차(NEV) 중심 전략 전환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2002년 베이징기차와의 합작을 통해 현지 시장에 진출한 이후 가장 큰 방향 전환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이번 신차를 시작으로 EV 라인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6종의 전용 전기차를 선보일 방침이다.
판매 목표 역시 공격적으로 설정했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중국 시장에서 연 50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최근 수년간 급감한 판매량을 감안하면 단순한 회복 수준을 넘어 구조적 반등을 전제로 한 수치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로'(In China, For China, To Global)라는 전략 기조 아래 현지 맞춤형 제품과 기술을 통해 시장 재진입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단순한 전기차 출시가 아니라 '현지화'에 있다. 현대차는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멘타와 협력해 현지 맞춤형 자율주행 기술을 신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차량 성능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서비스, 충전 인프라까지 통합한 '아이오닉 생태계'를 구축해 중국 소비자의 기술 선호도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제품 전략도 다변화한다. 현대차는 순수 전기차와 함께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도 도입할 계획이다. EREV는 평상시에는 배터리로 주행하고 장거리 운행 시 내연기관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충전 인프라 부담이 큰 중국 시장 특성을 반영한 모델이다. 이를 통해 도심과 장거리 수요를 동시에 흡수하겠다는 계산이다.
현대차의 전략 변화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전환과 맞물려 있다. 현재 중국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이 NEV로 채워질 정도로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BYD와 지리 등 현지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정보기술(IT) 기업까지 자동차 산업에 진입하면서 경쟁 구도는 단순 제조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생태계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정책 환경도 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차기 5개년 계획에서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지능형 커넥티드 NEV'만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동시에 보조금 제도 역시 차량 가격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개편되면서 저가 전기차 중심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업체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이러한 환경 변화를 기회로 보고 있다. 배터리 기업 CATL과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및 공급망 협력을 논의했고 에너지 기업 시노펙과는 수소 생태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기아 역시 중국 전략형 전기차 EV5를 현지 생산하며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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