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해결점을 찾지 못하면서 매번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데도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좀더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일 때 입니다." 최근 기자가 만난 한 시멘트 전문가는 운송료(운임) 협상 갈등과 관련해 이같이 언급했다.

시멘트업계와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BCT) 운전자(노동자) 간 해묵은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는 글로벌 업황과 중동 사태 등을 감안한 적정 운송료를, 노동자는 유가 상승에 따른 차량 유지비 증가, 과적에 따른 단속 및 안전 리스크 등을 이유로 운송료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수도권은 물론 일부 지역 BCT 분회에서도 운송료 인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건설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는 시점에 이 같은 갈등이 반복될 경우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BCT는 전국 건설 현장에 시멘트를 공급하는 핵심 물류다. 운송료 갈등 등으로 일정 기간만 차질이 빚어져도 관련 여러 공사가 지연되는 등 건설산업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중소 건설사의 경우 공기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아파트 등 수요자 측면에서도 영향은 이어진다. 공사 일정이 늦어질 경우 입주 시기 지연 등으로 소비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고 원가 부담이 누적되면 분양가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멘트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설때마다 협상 기조에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소극적인 자세로 업계의 혼선이 적지 않고 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BCT 운전자들의 지위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진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는 형태 탓에 자영업자와 노동자 성격이 뒤섞여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상황에 따라 권리와 책임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BCT 차주들은 차량을 직접 구매·운영하고 사업소득을 신고하는 개인사업자로 유류비 등 비용도 스스로 부담한다. 동시에 운송료 협상 과정에서는 노동자로 단체 행동을 통해 권리를 주장한다.

건설 운송 등 물류는 국가 기간산업과 직결된 만큼 안정적인 제도 기반이 중요하다. 정부가 일관되고 적극적인 운송료 협상의 해결 의지를 갖고 관련 조치, 제도 보완 등 후속조치를 취할 때 현장의 소모적 갈등과 불확실성도 줄일 수 있다. 협상이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경기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속시원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행미디어 시대 미래산업부 전민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