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행위 금지 가처분'의 첫 심문 기일이 29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수원지법에 노조를 상대로 생산시설 점거 및 안전보호시설 운영 방해 등 위법 쟁의행위를 금지해달라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18일에 걸쳐 총파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인데, 삼성전자는 위법한 쟁의행위로 인해 발생할 경영상 중대한 손실 및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총파업으로 반도체 공정이 중단될 경우 단순 금전 손실을 넘어 회복이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세 공정 중인 수만 장의 웨이퍼를 대량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해 하루 수천억원 규모의 금전적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2018년 평택사업장에서 정전 사고로 공장이 28분가량 멈추면서 500억원가량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의 파업은 합법이다. 하지만 ▲안전 보호시설 정상 운영 방해(제42조 2항) ▲장비 손상 및 원료·제품 변질 방지작업 중단(제38조 2항) ▲생산라인 등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제42조 1항) ▲협박을 통한 쟁의 참여 강요(제38조 1항) 등은 법으로 금지된다.
사측은 노조 집행부가 "전 사업장 점거를 확장하겠다. 18일간 파업 성공하면 백업, 복구에 총 한 달 이상 보고 있고 손실로는 30조 가까이 될 것"이라는 글을 SNS에 올리고 조합원들에게 파업 참여를 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했기 때문에 위법행위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한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인천지법 민사합의21부는 지난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사 상생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농축 및 버퍼교환, 원액 충전, 이와 연관된 버퍼 제조·공급 등 3개 항목에 대해 파업이 불가하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노조가 쟁의 행위 기간 중 조합원이나 제3자로 하여금 해동된 세포주의 변질 또는 부패 방지 작업 중 일부를 중단하도록 지시하거나 지침을 배포해서는 안된다"며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해악을 고지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직원이 위 작업에 종사하는 것을 방해해선 안된다"고 했다. 사실상 법원이 노조의 전면 파업에 일부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가처분건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일부 인용 가능성이 예상된다. 노조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범위에 따라 파업 규모와 수위 등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삼성전자의 총파업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7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파업은 상상할 수 없다"며 "지금의 성과가 과연 경영진과 근무하는 엔지니어, 노동자들만의 결실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몫은 분명히 있지만 노사가 현재의 여건을 충분히 감안해 성숙한 결론을 내주길 바란다"며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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