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앤에프가 디퓨저 브랜드 헤트라스를 운영하는 쑥쑥컴퍼니 인수를 염두에 둔 투자에 나섰다. /사진=에프앤에프
F&F(에프앤에프)가 향기 브랜드를 운영하는 쑥쑥컴퍼니에 투자하며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사업 영토를 넓히기 위한 밑작업에 착수했다. 패션 시장에서 증명한 브랜드 인큐베이팅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카테고리에서 MLB의 성공 신화를 재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에프앤에프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0.9% 늘어난 5609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35억원으로 24.2% 증가했다. 북촌·성수 플래그십 매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고객의 유입이 늘었고 중국 시장 내 온라인 플랫폼 판매가 확대된 결과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디퓨저 브랜드 헤트라스의 운영사인 쑥쑥컴퍼니 인수를 추진하는 '메리츠-에프앤에프-티그리스 제1호 투자조합'에 672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쑥쑥컴퍼니의 지분 70%를 취득하기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에 투자하는 조합에 참여하는 구조다. 에프앤에프는 펀드 결성 1년 후인 내년 4월 조합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에프앤에프 측은 공시를 통해 "신규 사업 진출 기회 확보와 투자 수익 달성을 위해 출자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에프앤에프 관계자는 "인수 이전 단계에서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는 성격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MLB와 디스커버리 등 기존 브랜드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단계에 접어든 만큼 패션 이외의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계절과 경기 등 외부 요인에 비교적 영향을 많이 받는 패션업의 한계를 보완하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2022년 5월 설립된 쑥쑥컴퍼니는 디퓨저를 시작으로 헤어·바디·핸드 케어, 섬유 향수, 룸 스프레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성장한 라이프스타일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84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5% 증가한 23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패션 시장에서 증명한 브랜드 인큐베이팅 노하우를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넓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에프앤에프는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라이선스 사업을 국내에서 처음 주도했다. MLB와 디스커버리를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키워내며 독보적인 브랜드 육성 능력을 입증했다. MLB는 중국 진출 3년 만에 현지 매장 1000개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특수관계사 에프앤코가 운영하는 뷰티 브랜드 바닐라코 등 기존 브랜드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국내 시장에서의 인기로 입증된 헤트라스의 제품력에 기존 브랜드의 글로벌 유통망을 결합한다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 간 교차 소비를 유도해 고객 접점을 늘리며 브랜드의 확장성을 높일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MLB와 디스커버리를 통해 알 수 있듯 새 브랜드를 키우는 것은 에프앤에프가 제일 잘하는 것 중 하나"라며 "헤트라스의 성장 잠재력도 높아 기존 노하우를 적용한 성장 경로 재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닐라코를 운영하며 뷰티 사업에서의 경험도 축적한 만큼 마케팅이나 기획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