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관람객들이 바디프랜드에서 AI 헬스케어로봇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홈 헬스케어 가전 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업계 양대 산맥인 세라젬과 바디프랜드가 '오프라인 체험 강화'라는 정면 돌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실적 둔화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 단순 판매점을 넘어 소비자가 머무는 '프리미엄 체류형 공간'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라젬은 최근 신혼부부와 이사 수요가 몰리는 거점 지역인 용인 기흥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웰스토어'를 오픈했다. 기존 '웰카페'가 커피를 마시며 가볍게 제품을 경험하는 대중적 공간이었다면, 웰스토어는 신규 수요층을 겨냥한 대형 프리미엄 매장이다.

세라젬 관계자는 "초대형 매장에서의 경험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가 검증되면 전국 주요 거점으로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디프랜드 역시 백화점과 핵심 상권 내 '프리미엄 라운지'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서울 영등포 신길뉴타운의 주거·상업 복합권에 '신길라운지'를 새로 열었다.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는 것을 넘어, 전문 상담원과의 심층 상담을 통해 구매 전환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매장 1곳 유지비 '최대 5천만 원'… "비용 부담보다 경험이 우선"
문제는 체험형 매장 확대에 따른 막대한 운영 비용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이나 주요 백화점에 입점할 경우 임대료와 관리비로만 매달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3000만 원 수준이 고정적으로 지출된다.

여기에 전문적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상담 인력 2~3명을 배치하면 월 1000만원 안팎의 인건비가 추가된다. 체류형 매장 특유의 시음용 음료, 소모품비, 이벤트 운영비 등 마케팅 유지비까지 더해지면 매달 수백만원이 더 들어간다. 결과적으로 매장 1곳당 매달 최소 2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 이상의 운영비가 투입되는 셈이다.

비용 부담에도 '공간'에 투자하는 이유는 고가 가전 특유의 구매 패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대가 높은 만큼 단순 온라인 광고보다 직접 체험이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며 "운영비 부담은 크지만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오프라인 공간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의 배경에는 시장 성장 둔화가 자리 잡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급성장했던 헬스케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신규 수요가 제한되자, 업체들은 단순 판매 경쟁 대신 '브랜드 경험'을 통한 차별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 양사의 실적은 엇갈리는 추세다. 바디프랜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4억9492만 원으로 전년(225억5084만원) 대비 49% 급감했고, 매출액도 소폭 감소했다. 반면 세라젬은 지난해 매출 5498억원, 영업이익 2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7% 성장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을 크게 늘리며 수익성을 일부 회복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시장 자체가 빠르게 팽창하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려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결국 체험 공간 확대가 실제 판매량 증가와 브랜드 팬덤 형성으로 이어지느냐가 향후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