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 / 사진=이한듬 기자
고려아연은 영풍이 신청한 황산 취급대행 관련 거래거절금지 가처분 사건에서 최종 승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서울고등법원(제25-2민사부)이 영풍의 항고를 기각한 이후 영풍 측이 재항고를 하지 않으면서 고려아연의 승소가 지난 14일 확정됐다.
앞서 지난 2024년 4월15일 고려아연은 황산 관리 시설 노후화와 유해 화학물질 추가 취급에 따른 법적 위험, 저장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영풍 측에 황산 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을 통지했다. 이에 같은 해 7월 영풍은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에서 발생하는 황산을 계속 고려아연이 처리하게 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8월 영풍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으며 서울고등법원 역시 지난달 영풍 항고를 기각했다. 영풍은 부당한 거래거절, 사업활동 방해,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등을 주장했으나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법 제25-2민사부는 결정문을 통해 "채권자(영풍)는 아연을 생산하기 시작한 2003년경부터 현재까지 상당한 기간 동안 스스로 황산을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고려아연)에게 황산 처리를 위탁한 채 다른 대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2019년부터 노후 저장탱크 철거 조치를 시행해왔고, 계약 종료 후에도 지난해 1월까지 황산 취급대행 업무를 수행하는 등 영풍이 대체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유예 기간을 부여했다. 또한 법원은 영풍이 단기적으로 경쟁사들보다 낮은 가격에 황산을 판매해 국내 판매량을 늘리거나 탱크로리를 이용해 수출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안적 처리 방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항고심 재판부는 "이 사건 거래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여지도 상당히 있는 점, 영풍이 투하자본을 회수하고 황산 처리를 위한 다른 대체 방안을 마련할 기간이 충분히 부여됐거나 경과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했다"며 "고려아연이 해당 사건 거래거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음에도 오직 영풍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이 사건 거래거절을 했다거나 사건 거래거절이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최종 승소를 통해 당사의 황산 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이 정당했음을 입증함과 동시에 영풍이 20년 넘게 자체적인 처리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위험물질 관리 부담과 안전 리스크를 전가해 왔음이 드러났다"며 "앞으로도 근로자와 울산시민의 안전, 환경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