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가 지난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삼성전자가 지난달 제기한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인용을 호소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주들의 불만 역시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단체는 노조 총파업은 물론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안이 수용되는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총파업 전 마지막 협상에 나선 삼성전자 노사가 주주 우려까지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소액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및 성과급 제도로 주주 이익이 침해될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노조는 현재 성과급 상한제 폐지 및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 등을 주장하는 한편 자신들의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는 경우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인데 주주운동본부는 해당 성과급 제도화와 총파업 모두 주주에게 피해를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총파업의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노조의 파업이 강행규정 위반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목적의 정당성이 없어 노동법상 쟁의행위로 볼 수 없다"며 "파업 개시와 불법파업 여부를 문제 삼을 것"이라고 했다. 주주운동본부는 노조가 계획대로 총파업을 진행해 생산에 차질이 생기거나 기업가치가 훼손되면 주가 하락 및 배당 재원 감소분 등에 대해 손해 배상 청구를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노조가 주장하는 '영업이익 15% 성과급 명문화' 요구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측이 영업이익 일부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정할 시에는 이사 충실 의무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결의 무효 확인 소송, 위법행위 유지청구권(가처분) 제기까지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민 대표는 "보상의 재원과 산정 방식은 회사 재무 건전성과 배당가능이익의 법리, 모든 주주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인 틀 안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영업이익 15% 일률 제도 명문화는) 단순한 임금 인상 협상의 범위를 넘어서 주주 재산권과 직결되는 근본적 사안"이라고 했다. "노사 협상에서 주주의 자리가 비어있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정부·삼성전자 경영진에 이어 주주 목소리까지 커지면서 노조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한다"며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시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 등을 감안해 긴급 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메시지를 냈다. 그는 "노조와 회사는 한 몸 가족"이라면서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영현 부회장을 비롯한 DS 부문 사장단도 평택 사업장을 직접 찾아 노조 지도부와 면담을 진행하며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진행 중인 2차 사후조정에서 이 같은 의견이 반영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협상은 오후 7시까지 이어질 예정으로 사실상 총파업 전 막판 협상인 만큼 노사가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노사 간 의견이 일부 좁혀지고 있다"며 "노조가 어느 정도 양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