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부의 시선은 오는 8월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로 향하고 있다. 정청래 현직 대표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을 업은 김민석 총리 등이 당권을 놓고 대결을 펼칠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한 지도부 선출을 넘어 차기 대선 후보 경선의 전초전 성격을 띨 것이란 분석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개표율 99%를 기록 중인 경남지사 선거에서 김경수 민주당 후보는 48.6%를 득표하며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51.4%)에게 밀려 낙선이 확정됐다. 개표가 완료된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45.1%를 얻는 데 그치며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53.9%)를 상대로 고배를 마셨다.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개표율 99% 기준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가 34.8%로 1위를 기록하며 당선이 확정됐고 김용남 민주당 후보는 28.8%,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는 27.2%에 그쳤다. 김경수, 김부겸, 조국 후보 모두 이번 선거에서 정치적 체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실패하며 범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지위에서 멀어졌다는 지적이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서울이 역전된 것을 정청래 대표 책임이라고만 하기는 어렵다"며 "전반적으로 선거 자체는 민주당의 압승"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서울은 부동산, 특히 한강벨트 표심이 강하게 작용한 선거"라며 "이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맞닿아 있는 문제"라고 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 정청래 대표의 연임 성공 가능성은 낮다"며 "서울은 민주당 입장에서 전부에 가까운 지역이고, 스윙보터가 많은 부산 북갑과 경남 지역을 놓친 것도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도 시대와의 통화에서 "서울을 내준 것은 지방선거 판세에서 상당히 큰 의미가 있는 만큼 정청래 지도부가 책임론을 피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전체 재보선이나 지방선거 수치만 보면 선방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픈 대목이 많아 정 대표의 연임 가도에는 일단 빨간불이 켜진 셈"이라고 했다.
김 총리는 최근 정 대표와 유튜버 김어준씨를 비판한 SNS(소셜미디어)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논란이 되자 취소했다. 해당 글은 친여 성향 방송인 김용민씨가 올린 것으로, 정 대표를 향해 "공천한 후보를 못 지킨다"는 취지의 비판을 담고 있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경쟁이 물밑에서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송 전 대표가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정청래 대표 연임론과 김민석 총리 등판론 사이에서 제3의 축을 형성할 수 있다. 정 대표에게는 일부 상징적인 지역 패배에 따른 책임론이, 김 총리에게는 원외 신분과 당원 접점 부족이라는 약점이 각각 거론된다. 반면 송 전 대표는 원내 복귀와 동시에 최다선급 중진의 위상, 전직 당대표 경험, 강성 당원층에 대한 소구력을 함께 갖추게 됐다.
서 소장은 송 전 대표가 차기 당권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도 봤다. 그는 "김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업고 있다는 해석도 있지만 당심과 민심을 놓고 보면 송 전 대표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김민석·송영길 두 사람에게 시선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민주당에서는 아직 확실한 차기 대선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며 "당권주자든 대권주자든 정청래 대표 이후를 책임질 인물이나 이재명 대통령의 대체자로 눈에 띄는 주자가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