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에이블리에 따르면 자체 뷰티 브랜드(PB) '바이블리'(BYBLY) 상품 거래액은 론칭 한 달 만인 지난 5월 4주차(25~29일) 기준 출시 초기인 4월 5주차(27일~5월 1일) 대비 약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대 고객 거래액은 50% 이상 늘었다. 회사 측은 성분과 효능이 아닌 사용 경험 차별화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초기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 제품 '쿠션 리필샷'은 기존 쿠션 시장의 구매 구조를 바꾼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쿠션 화장품은 브랜드별 전용 리필을 사용해야 해 동일 브랜드 제품을 반복 구매하는 구조다. 바이블리는 파운데이션 내용물만 별도로 충전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주사기 형태 용기에 담긴 내용을 기존 쿠션 케이스에 주입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브랜드에 관계없이 동일 용기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제품은 전용 리필 중심의 시장 관행을 겨냥한다. 케이스를 유지한 채 내용물만 교체할 수 있도록 하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동시에 패키지 규격을 통해 형성돼온 브랜드 종속 구조를 완화할 수 있는 시도로도 풀이된다. 기존 화장품은 용기와 리필 규격을 통해 고객을 묶어두는 방식으로 재구매를 유도해 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접근은 신제품에서도 이어진다. 이달 출시 예정인 '3.3 마스카라'는 용량을 3.3g으로 줄이고 3개를 묶어 판매하는 형태로 기획됐다. 제품이 굳거나 위생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일정 주기로 교체하도록 한 것으로, 사용 주기를 제품 설계에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두고 화장품 경쟁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성분과 효능 중심으로 이뤄지던 경쟁이 일정 수준 이상 동질화되면서 후발 주자들이 제품 자체가 아닌 사용 방식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화장품 시장의 경쟁 단위가 제품에서 소비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 같은 변화는 기존 사업 구조와의 충돌 가능성을 내포한다. 전용 리필을 전제로 한 반복 구매 모델은 화장품 업계의 주요 수익 구조 중 하나인데 용기와 내용물이 분리되는 소비 방식이 확산할 경우 브랜드 종속성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필 규격은 고객을 묶어두는 핵심 장치였는데 사용 방식이 바뀌면 재구매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장품 시장의 핵심이 반복 구매 구조에 있다는 점에서 사용 방식 변화는 제품 경쟁을 넘어 수익 구조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이블리는 플랫폼 데이터를 기반으로 뷰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 플랫폼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매 패턴과 사용 습관을 분석하고 이를 상품 기획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단순 유통을 넘어 상품 기획까지 확장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입점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구조를 넘어 자체 브랜드를 통해 상품 기획과 판매 전 과정에 관여하면서 수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시도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기존 브랜드들이 유사한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도 있고 개별 제품 차원의 시도로 그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변화의 방향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화장품 시장의 핵심이 제품이 아니라 반복 구매 구조라는 점에서 사용 방식 변화는 결국 수익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성분 경쟁 중심의 시장이 아니라 재구매 방식을 설계하는 경쟁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바이블리는 소비자들이 제품 사용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함에 주목해 기획한 브랜드"라며 "플랫폼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수요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 선보이며 뷰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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