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1999년 이후 27년간 FIFA 공식 모빌리티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1999년 현대차 회장에 취임한 정몽구 명예회장은 "10년 내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의 도약"을 선언하며 FIFA 후원을 브랜드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 기아도 2007년 FIFA 파트너로 합류, 2010년 남아공 월드컵부터는 현대차·기아가 함께 FIFA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4강 신화'를 쓴 2002년 한일 월드컵은 현대차 스포츠 마케팅의 전환점으로 꼽힌다. 당시 현대차는 약 1억달러를 투자해 50억달러 규모의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200여 개국에 로고가 총 12시간 노출되면서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가치도 약 10% 상승했다.
월드컵 효과는 이후 대회에서도 이어졌다. 현대차가 추산한 2006년 독일 월드컵의 홍보 효과는 약 9조원대로 대회 직후 유럽 시장 점유율은 1%에서 2.4%까지 상승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홍보 효과도 각각 10조원을 웃돈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현대차가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피지컬 AI 기업으로서의 정체성도 강조한다. 현대차는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4대를 월드컵 순찰 로봇으로 투입한다. 스팟은 FIFA 보안팀에 공식 인도돼 댈러스 국제방송센터(IBC)와 뉴욕·뉴저지 스타디움 등 주요 거점에서 자율 순찰과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월드컵뿐 아니라 양궁도 40년 이상 후원하며 스포츠를 통한 브랜드 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 1985년 정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으며 기반을 닦았고 2005년부터는 정의선 회장이 협회장을 역임하며 지원 체계를 고도화했다. 정 회장은 올림픽마다 직접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의 훈련 환경과 컨디션을 점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술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자동차 연구개발(R&D) 역량을 활용해 상대 없이도 훈련할 수 있는 슈팅 로봇을 개발했으며 슈팅 자세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야외 훈련용 다중 카메라 등을 만들었다.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노력은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는 적극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과거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이번 월드컵은 로보틱스 기술의 완성도를 전 세계 소비자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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