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출력레이저 적용 산업현장 (AI 제작·그림 )사진= 전남도 제공
2019년 일본이 한국에 대한 전략물자 수출 규제 단행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정에 사용되는 일본산 레이저 가공장비 부품 수입이 중단됐다.
반도체 장비 유지보수 일정 차질과 광학필터와 모듈 등 수입대체 소자 조달에 수개월 이상이 소요되며 일부 국내 관련 업계의 피해로 이어졌다.

원인은 고출력 자외선(UV)/엑시머(Excimer) 레이저 부품 대부분이 일본산이었고 국산 대체 기술이 없었다는데 있었다. 이후 정부가 부품소재 장비 국산화 예산을 대폭 늘렸으나 고출력레이저 핵심부품에 대한 투자는 부족한 상황이다.


또 2015~2020년 기술탈취 우려와 전력무기화 가능성으로 인해 국제 수출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사례도 있다.

핵융합 기술력을 최단기간 내에 미국 수준 향상 목표와 관련, 중국-핵융합 연구용 레이저 장비 조달 실패로 실험 일정이 수년간 지연돼 핵융합 주도권 경쟁에서 미국보다 뒤처지는 피해를 봤다.

이뿐만 아니라 2023년 우크라이나가 자폭 드론,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등 러시아군에 대한 소형 다수 표적 공격 대응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이 역시 고출력레이저 기반 요격체계의 부재가 원인이다. 우크라이나는 이후 이스라엘 등과 레이저 무기 도입를 협의 중이나 실전 배치까지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고출력레이저는 국방과 산업을 가리지 않고 국가전력산업의 핵심기술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국내 고출력레이저 핵심기술 해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연구개발은 미흡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11일 산업부 '산업기술수준조사(2022년)와 각 기술 분야별 기술 수준 조사 자료를 참고한 전남TP 고출력레이저 용역자료에 따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의 국내 기술 수준은 미국의 90%지만 고출력레이저 관련기술은 60%에 머물고 있다.

또 양자는 국내수준이 71%지만 고출력레이저기술은 58%에 그쳤다. 차세대 통신 국내기술 수준은 86%지만 고출력레이저 기술은 62%에 그쳤다. 수소 등 12대 국가전력산업 분야별 국가기술 수준에서 고출력레이저 관련 국내 기술은 60~70%에 그치고 있다.

박종복 한국광기술원 센터장은 고출력레이저 기술의 국내 수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국내 초고출력레이저 기술은 선진국 수준을 따라 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4~5년 정도의 기술격차가 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전남TP 세라믹센터 고출력레이저 용역자료 갈무리/자료제공=전남도

이에 고출력레이저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이 시급한 가운데 핵심기술 국산화 연구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TP세라믹센터는 과기부 등 부처별로 2002년부터 2025년까지 2658개 과제에 8553억원의 레이저 관련 국가R&D예산이 투입됐지만 레이저에 특화된 정부사업이 부재하며 여러부처와 사업이 분산 과제단위로 지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로 레이저 응용제품과 공정개발 중심으로 R&D 예산이 지원되다보니 과업 목표에 레이저 핵심기술 국산화를 명시한 과제는 전체 과제 중 7.2%에 해당하는 192개 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비도 11.5%인 986억원 정도만 핵심기술 국산화에 투입되는데 그쳤다. 국산화 목표 미설정된 예산은 7567억원으로 전체 88.5%나 차지했다.

같은 △기간 레이저응용 △기초과학 △기반구축 지원 등 과제 성격별 레이저 정부R&D 집행현황을 살펴봐도 중 저출력 중심 레이저 응용에 절반에 육박하는 과제가 집중됐다. △레이저응용 1258건(47.3%) △기초과학 691건(26.9%) △기반구축과 지원 709건(26.7%)이 각각 차지했다.

이에 레이저업계 관계자는 "국내 레이저 R&D투자가 초강력과 중저출력에 치우쳐 있으며 산업국방 수요가 큰 고출력레이저 분야에 대한 투자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방일환 전남TP 세라믹센터장은"고출력레이저는 해외에서 고가의 주요 부품들이 많이 수입되지만 국산화율이 낮은데 가격면에서는 조금 높다"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외국제품을 쓰다 수입중단 등 조달에 문제가 생기면 대응이 늦을 수 밖에 없는 것이 기업들의 애로가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