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표면화하는 가운데 정 대표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와 전당대회 권리당원 1인1표제 사수 의지를 거듭 밝히며 당심 결집에 나서고 있다.사진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광주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남광주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6·3 지방선거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표면화하는 가운데 정 대표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와 전당대회 권리당원 1인1표제 사수 의지를 거듭 밝히며 당심 결집에 나서고 있다. 다만 정 대표의 강성 지지층 결집 행보가 친청계(친정청래)와 친명계(친이재명)의 갈등을 자극해 당내 분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 대표는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라고 적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문제를 두고 "결론은 국회에 맡기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뒤 나온 메시지다.

당초 이 대통령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일부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당내 강성 지지층과 검찰개혁론자들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완성하려면 보완수사권까지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정 대표는 전날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전당대회) 1인1표제는 민주주의 그 자체"라며 "민주주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8월17일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등하게 반영하는 1인1표제를 처음 적용한다.

그동안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대의원의 표 가치가 권리당원보다 지나치게 높다며 표 등가성 확대를 요구해 왔다. 1인1표제는 이 같은 당원들의 요구를 반영한 제도지만 당 안팎에서는 권리당원 기반이 두터운 정 대표에게 유리한 룰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 대표가 당심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지방선거 이후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따른 거취 압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6·3 지방선거는 승리하지 못하고 실패했다"며 "저를 포함해 당 대표와 지도부 모두가 부족했다"고 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뻔뻔한 지도부라고 이야기한다"며 "그래선 안 된다"고 했다.


정 대표가 이날 광주를 찾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광주·전남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것도 당심을 겨냥한 행보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잘난 자식이든 못난 자식이든 늘 품어주시는 부모님처럼, 민주당이 부족해도 늘 품어주시고 아껴주시는 호남에 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 민주주의의 성공이자 5·18 정신을 올곧게 계승 발전시키는 일"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여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자 권리당원 비중이 큰 지역인 호남을 찾아 지지층 민심에 호소한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정 대표가 사실상 연임 도전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정 대표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연임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다만 검찰개혁과 1인1표제 사수 메시지 등이 강성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당내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정청래 대표는 현재 연임을 위한 전당대회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정권은 짧다'등의 발언을 통해 분열의 단초를 제기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집권 1년밖에 되지 않은 대통령과 각을 세워 당대표 연임에 나서겠다는 집권여당 대표의 정치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는 당내 갈등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의 권력을 쥐겠다는 노골적인 행보로 당내 분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