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체육단체 관계자들의 사무실 진입을 막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해있는 대한체육회 산하 9개 단체가 16일 국민의힘 지도부의 중재로 경기장 내부 진입을 시도했지만 일부 시위 참가자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이날 오전 9시쯤 체육단체와 경찰은 핸드볼경기장 2-1 입구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일부 시위대가 이를 저지했다. 이에 경찰은 이날 오전 9시 50분쯤부터 시위대를 향해 "체육회 관계자들의 출입을 막는 행위는 업무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다"며 세 차례에 걸쳐 경고 방송을 했다.


경찰과 시위대간 대치 국면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현장에 도착하면서 소강 상태에 이르는 듯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 등이 현장에 도착했다. 장 대표가 "국민의힘은 이곳을 지키겠다"며 2-1 게이트 앞에 앉아 농성에 돌입한 뒤 체육단체와 시위대 사이에서 중재에 나섰다.

이날 오후 2시쯤 시위대와 체육단체는 두 명씩 순차로 경기장 내 사무실에 들어가 업무 물품을 가져 나오되 이 과정을 생중계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 이후에도 시위 참가자 1명이 출입구를 막으면서 1시간 넘게 실랑이가 벌어졌고, 결국 체육단체의 사무실 진입은 무산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투표용지 부족사태 규탄 시위대를 만나 체육단체 진입을 설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 대표는 "한 분이라도 문을 막는다면 강제로 일을 진행할 의사는 없다"며 "그 한 분의 의사도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시위대 사이에선 의견이 갈리면서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쪽에선 "막고 있는 한 사람을 끌어내라"며 합의 이행을 요구했고, 다른 한쪽에선 "증거 보전이 우선"이라며 출입 통제를 지지했다. 이 과정에서 탈수 증상을 보인 시위 참가자 한 명이 구급대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후에도 체육단체 관계자들이 경기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시위 참가자들의 저항에 진입을 포기하는 일이 반복됐다. 송파경찰서는 채증자료를 토대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해 엄정하게 사법처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핸드볼경기장에는 당구, 댄스스포츠, 산악, 세팍타크로, 수상스키·웨이크보드, 수중·핀수영, 우슈, 펜싱, 핸드볼 등 9개 단체가 입주해 있으며 상주 직원은 79명이다.

지난 5일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이 핸드볼경기장으로 옮겨진 이후 시위대는 개표가 끝난 투표함 반출을 막겠다며 열흘 넘게 경기장 입구를 봉쇄하면서 체육단체들은 막대한 업무 차질을 빚고 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가능한 한 빨리 공권력을 투입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당장 국제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펜싱 국가대표팀은 오는 18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하는데, 사무실 입구가 봉쇄되면서 사무실에 보관 중인 펜싱 칼과 자켓, 펜싱화 등 장비를 가져가지 못했다. 결국 대표팀은 급하게 여분의 장비를 챙겨 이날 오전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