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미국 관세회피 대응 강화 동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수입신고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고 21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6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고율 관세 조치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입신고 검증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국내 수출기업 역시 미국의 기조에 발맞춰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21일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미국 관세 회피 대응 강화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 수입신고 검증과 관세 회피 단속이 한층 엄격해지면서 위반 기업에 고액의 배상책임이 부과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이 통관 집행 강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수입자 책임과 수입신고·증빙 요건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는 고강도 관세조치 도입으로 원산지 허위신고·가격 저가신고·품목 오분류·원산지 세탁 등 관세 회피 시도가 늘어났다고 판단, 관련 대응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미국 정부는 관세회피를 단속해왔다. 다만 기존에는 관세 추징, 벌금 등 관세국경보호청(CBP)의 행정제재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사안에 따라 민사소송이나 형사기소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트럼프 2기 들어 CBP와 법무부 등 관계기관이 단속 강화에 적극 공조하면서 제재 수단도 다변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경쟁사나 전·현직 임직원 등 기업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 제보가 관세 회피 적발 주요 경로로 활용된다는 점도 주목했다. 내부고발자는 허위청구법(FCA)에 따라 정부를 대신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위반 기업에는 정부 손해액의 최대 3배에 달하는 배상책임이 부과될 수 있다.

물론 모든 관세 신고 오류가 민사소송이나 형사 기소로 이어지는 건 아닌 만큼 과도한 우려보단 침착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제언이다.

형사 기소는 주로 허위 서류 제출, 제3국 환적을 통한 원산지 세탁 등 고의성이 인정되는 무역사기 행위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오류가 있더라도 기업의 합리적인 주의의무 이행 여부와 조사 과정에서의 협조 정도가 제재 수준을 결정하므로 관련 혐의가 제기 시 성실히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유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은 품목분류·원산지·과세가격 등 주요 신고사항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고 오류를 발견하면 신속히 시정하는 등 사내 준법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조사 대상이 되더라도 소명자료 제출과 감경 요청 등 구제 절차를 적극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고율 관세 정책을 앞세워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 역시 지난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지만 최근 미국이 강제노동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국을 포함한 46개 경제권에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