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지난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전국 총 15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SK그룹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2029년부터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2035년까지 총 15GW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재원 조달과 부지 선정, 파트너십 구축 등 사업 전반은 SK텔레콤이 총괄한다.
그동안 IT업계에서는 그룹 내 AIDC 사업이 SK브로드밴드를 중심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SK브로드밴드는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 경험이 풍부한 데다 기존 IDC 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 역시 안정적인 운영 역량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SK브로드밴드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AI 서비스와 네트워크, 글로벌 클라우드 협력, AI 생태계를 아우르는 종합 사업으로 확대되면서 이를 총괄할 적임자로 SK텔레콤이 부상했다. 이에 따라 SK브로드밴드는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을 담당하고, SK텔레콤은 투자와 사업 기획, 글로벌 협력 등을 총괄하는 체계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울산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이러한 역할 분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SK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울산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2027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설 구축과 운영은 SK브로드밴드가 맡지만 AWS와의 협력과 사업 추진을 주도한 것은 SK텔레콤이다.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 중인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AI 팩토리(AI Factory)' 구축에서도 SK텔레콤이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완료된 SK브로드밴드의 완전 자회사 편입도 이러한 변화에 힘을 실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AI 서비스를 하나의 체계로 통합할 기반을 마련했다. 계열사 간 협업을 넘어 단일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면서 AI 인프라 사업의 추진 속도와 투자 효율성도 높일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주도하며 그룹 AI 사업의 핵심 계열사로 부상하고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갖춘 SK브로드밴드의 존재감도 커지면서 SK텔레콤의 위상이 다소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이번 메가프로젝트 발표를 통해 SK텔레콤이 그룹 AI 인프라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되면서 이러한 관측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앞으로는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를 공급하고 SK브로드밴드가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을 담당하는 가운데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글로벌 파트너십, 네트워크, AI 서비스를 아우르는 그룹 AI 인프라 전략을 총괄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력 수급 여건과 반도체 생산 기반 등을 고려하면 한국은 아시아에서 경쟁력 있는 AI 데이터센터 입지"라며 "SK텔레콤이 그룹 AI 인프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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