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55.32포인트(7.89%) 하락한 7648.09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62.63포인트(6.74%) 내린 866.72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낙폭이 커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이날 증시 급락 출발점은 미국발 반도체주 약세였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2%, 0.7%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3% 급락했다.
메타가 여분의 인공지능(AI) 연산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I 인프라 수요가 예상보다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시장은 이를 AI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가능성으로 해석했다.
AI 컴퓨팅 인프라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면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10.6%), TSMC(-7.0%), AMD(-6.9%), ASML(-7.4%), 인텔(-9.0%) 등 글로벌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10.0%), 램리서치(-9.7%) 등 반도체 장비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애플이 중국 메모리 업체들과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병목 완화와 가격 상승세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며 국내 반도체주 전반에 매도 압력이 커졌다.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9.06% 급락한 28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14.57% 떨어진 218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스퀘어(-13.20%), 삼성전기(-12.65%), 삼성전자우(-7.73%) 등도 큰 폭으로 내렸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도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4조3706억원, 기관은 2조716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6조2546억원을 사들이며 저가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매도는 반도체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가 최근 글로벌 증시 대비 강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메타발 충격을 계기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영향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에 외국인 매도가 몰리며 코스피 전체 변동성이 확대됐다.
코스닥시장도 반도체 소부장주를 중심으로 급락했다. 외국인은 1957억원, 기관은 3575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535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부장은 "국내 증시는 메타의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진출 소식에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급락했다"며 메타가 여분의 AI 연산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에 AI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에 따른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가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애플이 중국 메모리 업체 2곳과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중국 메모리 업체 공급 확대가 메모리 병목 완화와 가격 상승세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며 반도체 업종 전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이 곧바로 AI 반도체 사이클 종료를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추진은 AI 컴퓨팅 자원이 판매 가능한 클라우드 자산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서다. 실제 메모리 수요 둔화와 수익성 훼손 여부는 향후 기업 실적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오는 7일 예정된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가 반도체 투자심리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와 반도체 수출 흐름이 유지되는지, AI 서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견조한지가 핵심 점검 포인트다.
김세빈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타 컴퓨트 본질은 컴퓨팅 용량이 과잉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AI 컴퓨팅 인프라가 판매 가능한 클라우드 자산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번 조정은 AI 수요 둔화보다 과매수·수급 쏠림 및 차익실현 과정에서 발생한 변동성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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