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고교야구 대회 도중 광주일고를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을 빚은 배재고 야구부를 비판하는 근조 화환이 2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앞에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구호로 논란을 빚은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학생선수들을 광주 교육계와 시민사회가 교육적 관용으로 품어 안기로 했다.
3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오는 6일 오후 3시 배재고 야구부 학생선수들과 지도자, 학부모, 교직원 등 80여명이 공식 사과를 위해 광주를 방문한다.

앞서 배재고 측은 지난달 30일 광주제일고등학교에 사과 방문을 제안했다. 이에 광주제일고는 기말고사 등 시험 일정과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 학사운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왔으며, 당일 야구부 학생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해 배재고의 사과 방문을 최종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배재고 학생들은 광주제일고를 찾아 부적절한 응원구호를 사용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공식 사과할 예정이다. 이어 광주제일고 학생들과 함께 국립 5·18민주묘지를 공동 참배하며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의미를 되새기고, 존중과 배려의 스포츠 정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에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김대중 전라남도교육감도 동행해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점검할 계획이다.

정 교육감은 사태 직후 사과문을 통해 "서울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으로서 광주제일고 학생선수와 학부모, 동문 여러분,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광주시민과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교육감 역시 광주제일고 학생들을 위로하며 "이번 사안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배재고는 물론 전국 모든 학생선수에 대한 민주시민교육과 올바른 역사교육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동요하지 말고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더 훌륭한 체육 인재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광주 지역사회에서도 배재고 학생들의 일탈을 과도하게 비난하기보다는 교육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는 입장문을 내고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더 성숙한 사회를 만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사태를 보며 혼란과 상실감을 느꼈을 미래세대에 따뜻한 연대와 격려를 보낸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배재고 학생선수들은 상대 팀인 광주제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해당 구호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조롱성 발언으로 해석되며 지역 비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하자 조롱 구호를 선창한 학생 2명은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됐으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배재고 야구부에 대해 6개월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