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사업(CPSP)' 수주전에 참가한 한화오션이 치열한 경쟁 끝에 독일의 세계적 재래식 잠수함 업체인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에 고배를 마셨다. 신형 디젤 잠수함 12척을 도입해 1998년 도입한 빅토리아급 노후 잠수함을 대체하는 CPSP는 향후 30년간 유지·보수·운영(MRO) 비용까지 포함하면 최대 60조원 규모에 달하는 초대형 방산 사업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6일(현지시간) CPSP 우선협상 대상자로 TKMS를 선정했다고 발표하면서 "TKMS와 한화 양측의 플랫폼 모두 캐나다 해군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은 캐나다의 전략적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모두 충족하는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선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화오션이 제시한 3600t급 '장보고-Ⅲ 배치(Batch)-Ⅱ'가 독일 TKMS의 212CD형에 기술적·군사적으로 밀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다만 캐나다는 잠수함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경제적 파급효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과의 상호운용성, 동맹 협력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TKMS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2032년 첫 인도를 제안하며 신속한 납품을 내세웠고, 2044년까지 약 700억 캐나다달러(약 75조원)의 경제적 기회 창출도 약속했다. 우리 해군 역시 도산안창호함을 태평양 건너 캐나다까지 파견하는 등 민·군이 총력 지원에 나섰다.
승부를 가른 것은 독일이 제시한 나토 차원의 상호운용성과 안보연합 구상이었다. 독일은 캐나다가 212CD형을 도입할 경우 노르웨이와 함께 3국이 북대서양과 북극해에서 모두 24척의 잠수함을 공동 운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나토 차원의 협력 아래 최근 북극항로 개발로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는 북극해의 통제권을 강화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캐나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번 CPSP 수주전은 글로벌 방산 경쟁이 이제 단순한 성능을 넘어 동맹 협력과 상호운용성, 산업 기여도, 금융 등 초기업적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유럽 재무장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와 방산업계에도 값진 경험이 됐을 것이다. TKMS와 대등한 경쟁을 벌인 이번 경험을 글로벌 방산 전략을 재점검하고 한 단계 도약하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마침 2026년 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7~8일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한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방산 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는 만큼, 한국이 나토 방산 공급망에 제도적·군사적·산업적으로 더욱 깊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방산 외교를 펼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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