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 갈등 확대로 상승했다. /사진=시대DB
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격화로 상승했다.
14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20달러(1.5%) 오른 배럴당 79.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배럴당 8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는 1.43달러(1.7%) 상승한 배럴당 84.73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12일, WTI는 지난달 1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놓고 무력 공방을 이어가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됐다. 미국은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재개하고 사흘 연속 이란 내 군사시설을 공습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아랍에미리트(UAE) 유조선 2척이 이란의 순항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도 유가 상승 압력을 키웠다. UAE 국방부에 따르면 초대형 유조선(VLCC) '몸바사 B'와 '알 바히야'가 오만 영해를 지나던 중 공격받아 인도 국적 선원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두 선박에서는 화재가 발생하고 선체가 크게 파손됐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해당 선박들이 반복된 경고를 무시하고 항법 장치를 끈 채 기뢰가 설치된 항로에 진입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IRGC가 언급한 선박과 UAE가 발표한 선박이 동일한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와 가스가 세계 시장으로 이동하는 핵심 해상 수송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28일 이란을 공격하기 전까지 전 세계 원유와 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했다. 하루 운송량은 1500만배럴을 웃돌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화물에 부과하려던 '화물가액의 20%' 통행료 계획을 철회하면서 유가 상승 폭은 제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걸프 지역 국가들과의 무역·투자 계약으로 미국의 해협 방어 비용을 보상받겠다며 통행료 계획을 하루 만에 거둬들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항구를 오가거나 이란산 화물을 운송하는 선박을 제외한 모든 선박에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미국의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고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켜 원유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유가의 추가 상승을 막았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약 27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예상대로라면 최근 14주 가운데 13주 동안 미국 원유 재고가 감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