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금속노조 울산지부 총파업대회가 15일 울산시청 남문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15일 전국 단위 총파업에 나섰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을 계기로 원청 사용자와의 직접 교섭을 촉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과 한국지엠(GM) 노동조합 등 완성차 업계 주요 사업장도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자동차 산업 전반의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진다.
노조 등에 따르면 이날 파업에는 현대차, 한국GM 등 노동자 7만9000명이 참여했다. 교육·총회 시간으로 투쟁에 결합한 6000여명을 포함하면 총 8만5000여명이 일손을 놓았다. 파업 조합원은 전국 11개 지역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해 결기를 높였다.

금속노조는 지난달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1만 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모든 노동자의 고용 보장과 초기업·원청교섭 쟁취를 촉구한 바 있다. 이어 지난 8일에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청의 교섭 거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원청의 실질적 지배를 받는 금속 노동자 2만1200명이 77개 지회·분회를 통해 원청교섭을 요구했지만 24개 원청 대기업이 협상 테이블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의 사용자 책임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금속노조는 기존 하청업체 중심 교섭에서 벗어나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파업의 공통 요구로는 모든 노동자의 고용 보장과 초기업·원청교섭 쟁취를 내걸었다. 단체교섭 요구안에는 AI 도입 시 고용 및 인권 보호,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금속산업 최저임금(시급 1만1540원·월급 260만8040원) 제정, 정년 연장, 신규 채용 확대 등이 담겼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자본이 주도하는 산업전환, 구조조정에 노동자는 소모품처럼 버려진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의 일방적인 생산기반 해외 이전과 AI 도입, 자동화 확대로 고용 불안은 극심해진다"며 "노동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 해결 없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조의 움직임이 가장 주목된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회사와 15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임금 인상 폭과 성과급, 상여금 인상,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근무조별 2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으며, 이날 금속노조 총파업에도 참여했다. 오는 16일 열리는 3차 쟁의대책위원회에서 사측이 전향적인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파업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쟁대위 소식지를 통해 "현재 실무협의와 교섭 모두 중단된 상태"라며 "사측이 전향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전면전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국GM 노조도 이날 총파업에 동참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확대, 미래 생산물량 확보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협상을 이어왔지만 이견이 지속되고 있다. 앞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높은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한 만큼 총파업 이후 추가 쟁의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속노조 파업에는 해외 노동단체의 연대 서한도 이어졌다. 국제통합제조산별노련(IndustriALL Global Union)과 독일 금속노조(IG Metall), 일본 전국노동조합총연합(ZENROREN)·금속제조정보통신노조(JMITU), 브라질 빈민중노동자중앙회(CSP-Conlutas), 전미자동차노조(UAW) 등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재계는 원청의 사용자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산업현장의 법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속노조는 자본 측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오는 8월26일 2차 파업에 이어 3차 파업까지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기준 쟁의권을 확보한 금속노조 조합원은 10만1000여명에 달해 파업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2차·3차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완성차 업계 전반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