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기초에서 이탈한 경북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이 떠내려가 담벼락에 걸려 있다. /사진=박영우 기자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경북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에서 앵커볼트 미설치 사실이 확인되면서 부실 시공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경북지역 임시주택 2084동을 대상으로 전수 안전점검에 착수하고 운영지침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와 경북도는 22일 "침수 피해를 입은 안동·의성 지역 이재민들의 주거 안정을 신속히 지원하는 한편 경북 5개 시·군에 설치된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 2084동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해 위험요인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8~19일 경북 북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하천이 범람하면서 안동시 일직면 귀미리와 의성군 단촌면 구계리에 설치된 임시조립주택 일부가 침수됐다. 주민들이 사전에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일부 임시주택은 기초 콘크리트에서 이탈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논란은 구조적 안전성으로 번졌다. 침수 피해를 입은 일부 임시주택에서 건축물을 기초 콘크리트에 고정하는 앵커볼트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안동지역 상당수 임시주택에서도 앵커볼트가 시공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공 기준 준수 여부와 구조적 안전성에 대한 검증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점검 결과 즉시 개선이 가능한 사항은 현장에서 바로 조치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민간 전문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임시주거용 조립주택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임시주거용 조립주택 운영지침'을 개정할 방침이다.

집중호우와 태풍에 대비한 산사태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경북도는 임시주택 가운데 산사태 취약지역과 인접한 65개 단지 148동을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 산사태 취약지역 내부에 설치된 임시주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임시주택은 안동 11동, 의성 9동 등 모두 20동이다. 이곳에 거주하던 11가구 15명은 현재 마을회관 등에 대피해 있으며 경북도와 해당 시·군은 안동 권정생동화나라 모듈러주택 등 인근 임시거주시설로 이주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경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 제작·납품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입건 전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전수 안전점검과 별개로 시공 기준 준수 여부와 제작·납품 과정 전반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