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이 국내 기상관측 사상 최고기온인 41.6도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온열질환자가 1781명, 사망자는 13명으로 늘면서 폭염 피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대구 수성구 알파시티 주변 아스팔트 도로에 뜨거운 열기로 인해 물을 뿌려놓은 것처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뉴스1
경남 양산에서 국내 기상관측 122년 역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 기록되는 등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20대 사망 사례까지 발생해 폭염 위험이 전 연령대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2일 질병관리청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전국 500여곳 응급실에서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72명이다. 이에 따라 지난 5월15일부터 집계된 누적 온열질환자는 1781명(사망자 13명 포함)으로 늘었다.

지난 1일 기준 추가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부산에서는 20대 남성이 온열질환으로 숨졌다. 이 남성은 자택에서 상태가 악화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으며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젊은 층의 온열질환 사망은 드문 사례다.


온열질환자는 최근 들어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25일부터 닷새 연속 하루 70명 이상 발생했고, 주말을 맞아 야외활동이 늘면서 환자가 더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망 피해도 최근 집중되고 있다. 올해 누적 사망자 13명 가운데 11명이 지난 7월에 발생했다. 이 중 7명은 최근 일주일 사이 숨졌다.

연령별로는 60대가 331명(18.6%)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296명(16.6%)이 뒤를 이었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전체 환자의 31.9%(569명)를 차지했다.


환자의 79.2%(1410명)는 실외에서 발생했다. 작업장이 26.7%로 가장 많았고 논밭(14.3%), 길가(12.1%) 순이었다. 질환 유형은 열탈진이 61.0%로 가장 많았으며 열사병(16.5%), 열경련(12.1%) 등이 뒤를 이었다.

폭염이 집중된 경남 지역의 피해가 늘고 있다. 경남의 누적 온열질환자는 161명으로 서울(158명)을 넘어섰다. 경남 인구가 서울의 3분의 1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피해가 상대적으로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폭염의 기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경남 양산은 오후 2시8분 기온이 41.6도까지 치솟으며 국내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후 최고기온을 새로 썼다. 종전 최고기온인 41.4도를 하루 만에 다시 경신한 것으로, 양산은 나흘 연속 40도를 웃돌았다. 전국 97개 기후 통계 관측지점에서 40도 이상이 나흘 연속 기록된 것은 처음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남과 광주, 부산·울산·경남 등 일부 지역에는 폭염중대경보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경보 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전국 184개 구역에는 열대야주의보가 내려졌다.

질병관리청은 오는 4일까지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최고 단계인 '4단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온열질환이 발생해 현저한 피해가 예상되는 수준이다.

방역당국은 갈증이 없어도 물을 자주 마시고, 한낮 야외활동을 자제하며 통풍이 잘되는 밝은색 옷을 착용하는 등 폭염 행동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온열질환이 의심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체온을 낮추고 신속히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