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2000만 시대. 이중 절반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라면 '국민 앱'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실제로 앱 비즈니스 업계에서 ‘1000만 다운로드’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박용후 카카오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은 “두 사람 중 한 명이 동일한 앱을 사용한다는 건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이라며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조금만 움직여도 파급력은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 있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시작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천만앱 모아보니…대세는 SNS
국내 첫 '천만앱'이 탄생한 건 지난 2011년 4월. 스마트폰 필수앱으로 통하는 SNS 메신저 앱 카카오톡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0년 아이폰용으로 처음 개발된 카카오톡은 곧이어 안드로이드폰용이 출시되며 스마트폰의 종류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카카오톡은 천만 고지를 넘어선지 3개월만인 지난해 7월 2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데 이어 11월에는 3000만 기록을 작성했다. 해외사용자 비율이 20%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거의 대부분 카카오톡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카카오톡이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쉽게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올해 초 포털 업체들이 앞 다투어 내놓은 메신저 앱들이 바짝 추격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다음의 마이피플이 15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데 이어 네이버의 라인도 출시 6개월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2010년 6월 출시 이후, 카카오톡의 파죽지세에 움츠려 있던 마이피플은 2011년 2월 Mvoip(모바일 음성전화)를 도입해 전환점을 찍었다. 카카오톡과의 차별점으로 음성통화를 강조하며 사용자들의 눈길을 잡아 끄는데 성공했다. NHN 네이버의 ‘라인’은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데 중점을 뒀다. 현재 200개국에서 사용 중인 라인은 아기자기한 스티커, 무료음성 대화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매주 100만건씩 다운로드 수가 증가하고 있다.
SK컴즈의 SNS 앱인 싸이월드 앱도 모두 2400만 건에 육박한다. 2010년 3월 출시된 이 앱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진 업로드 등으로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가꿀 수 있다. 현재 싸이월드 전체 가입자의 60% 이상이 유·무선을 동시에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 천만앱 10개 등극…포털검색·게임 약진
포털업체의 중심 기능에 집중한 앱도 주목 받고 있다. 다음 지도 앱은 아이폰 출시 전인 2009년 2월 첫선을 보인 후 시장을 선점하며 현재 1200만 명이 사용 중이다. 16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네이버 앱은 음악 와인 등 특화된 검색기능을 강화하며 모바일 앱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포털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려났던 KTH도 모바일 사업에 주력하며 무선 시장에서 선전 중이다. KTH의 푸딩카메라가 1000만, 푸딩얼굴인식이 105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푸딩카메라는 8가지 카메라 기능과 8가지 필름효과를 이용해 다양한 스타일의 카메라 연출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속 얼굴을 분석해 가장 닮은 연예인을 찾아주는 푸딩얼굴인식은 유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더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메신저 앱과 함께 게임 앱에서도 유독 천만 기록이 많았다. 특히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까지도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에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기록이다. 게임빌의 프로야구 시리즈는 지난해 11월 2009년 프로야구 앱부터 2012년 프로야구 앱까지 총 3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12월에는 에어펭귄도 1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며 천만앱에 등극했다. 컴투스 역시 정해진 수의 직선으로 도형을 잘라내는 슬라이스 잇이 1500만 다운로드, 날아오는 공을 타이밍에 맞춰 쳐내는 홈런배틀 3D가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키위플에서 개발한 오브제는 카메라에 비친 현실 화면에 가상의 정보를 합성한 증강현실 기능과 SNS 네트워크를 더해 지금까지 1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 천만 비결? "유저의 습관을 잡아야"
앱 포털 서비스인 팟게이트에 따르면 하루에 신규 등록되는 앱의 수만 하더라도 대략 300개 정도. 이토록 쉴새 없이 비슷비슷한 앱이 쏟아지는 중에서도 ‘텐밀리언 셀러’를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메신저, 게임, 생활 정보 등 분야는 각각 달랐지만 개발 업체들의 천만앱 탄생 비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쉽고 단순할 것. 그리고 여기에 색다른 재미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박용후 고문은 “단순한 인기를 넘어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먼저 ‘습관’의 경계를 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화보다는 문자가 편하고 문자를 할 때면 습관적으로 카카오톡을 누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메모나 가계부 등도 좋은 기능의 앱들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습관을 들이기 어렵다. 유독 메신저 앱에서 천만 기록이 많은 것은 습관의 차이”라며 “모바일 사용자의 특성과 습관을 먼저 파악한 뒤 이에 중점을 두고 기능을 개발했던 것이 성공 요인이다”고 답했다.
오브제를 개발한 키위플의 최현정 부사장은 “증강현실이나 SNS 기능을 갖춘 앱은 많지만, 이 같은 기능을 유기적으로 엮은 사례는 오브제가 처음이었다”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은 개발 단계부터 증강현실과 SNS를 별개의 기능으로 보는 대신, 모바일 사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하나의 서비스로 생각했다. 최 부사장은 “단기적으로 앱의 판매를 늘리는 것보다는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앱의 형태를 새롭게 하려는 노력보다 앱을 통해 얼마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성공 비결은 게임분야도 마찬가지다. 컴투스의 박성진 전략홍보팀 과장은 “누구나 한번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만큼 조작법이 쉽다”며 “슬라이스잇만 보더라도 짧고 단순한 게임이다. 하지만 새로운 퍼즐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고 답했다. 게임빌의 김용훈 팀장은 “프로야구는 귀여운 캐릭터에 조작법도 쉽고 단순하다”며 “하지만 타구의 흘러가는 방향이라든지 실제 게임 운영에서는 섬세함을 강조했다”고 귀띔했다. 단순해 보이지만 섬세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 유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