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등 정치적 이슈와 관련해 올 들어 엔젤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0~14세 영유아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의류, 완구, 애니메이션, 책은 물론 어린이 전용 백화점, 미용실, 사진관 등 아동 관련 사업을 총칭하는 엔젤산업은 아동인구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연평균 15.8%씩 꾸준히 성장해왔다.
특히 지난해 약 30조원 시장이 형성된 것을 기점으로 올해는 선거 이슈에 따른 무상보육과 출산장려 정책이 덩달아 부각될 것으로 보여져 그 어느 해보다 엔젤산업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이 뜨거울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9년 상장 이후 도서 출판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주)예림당의 최근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도 하나같이 2012년에 주목할 만한 엔젤산업주의 최고자리에 아동용 도서 출판 업체인 예림당을 추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현대증권 김혜진 애널리스트는 "예림당은 향후 4년간 매년 20종 이상의 신간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연평균 10% 이상의 안정적인 외형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만 해도 총 17권의 신간 출시로 매출액 600억원, 영업이익 152억원은 충분히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평가했다.
◆4000만부 판매된 ‘Why', 회사매출 85% '캐시카우’
‘Why?'. 1973년 설립돼 40년 가깝게 국내 아동도서 출판만을 고집해온 예림당의 대표적인 출판 브랜드다. 2001년부터 출간된 Why 시리즈는 과학, 한국사, 세계사, 인문과학의 4개 분야로 나눠 백과사전의 내용을 만화 형식으로 재구성한 도서. 현재 98권이 출시됐으며 지난해 6월 국내 출판 사상 처음으로 4000만부를 돌파해 예림당의 전성시대를 견인하고 있다.
무엇보다 Why가 놀라운 것은 책 하나의 브랜드가 회사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해 ‘캐시카우’ 역할을 해낸다는 데 있다. 2010년 542억원의 매출을 올린 예림당은 지난해 600억원대의 매출에 진입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중 Why의 매출만 5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Why 시리즈가 ‘국민 아동도서’가 된 데는 딱딱한 기존 백과서적과 달리 어린이들이 스스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스토리를 가미한 점이 컸다. 사실 Why는 전작인 ‘왜?’시리즈 기반 위에서 기획됐는데 1989년 10권짜리 과학만화 시리즈로 출간된 ‘왜?’ 시리즈는 이후 1998년까지 100만부 이상 팔린 인기작이었다.
예림당은 이 책을 TV와 인터넷 등에 익숙한 영상세대의 취향에 맞게 감각적인 만화기법을 도입했고 과학적 지식과 정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일러스트와 사진자료를 활용했다. 책의 타이틀도 ‘왜?’에서 글로벌 시대에 맞게 ‘Why?’로 바꿨다.
현재 Why 시리즈는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와 중국, 대만, 일본, 러시아, 프랑스, 불가리아 등 10개 언어로 37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국적 출판사인 맥그로힐과 Why 시리즈 영문판에 대한 수출계약도 맺었다.
◆게임, 애니메이션 등 영토확장 이제부터가 시작
예림당의 성장 역사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설립년도인 1973년 이후가 태동기라면 Why가 탄생한 2001년이 2차 성장, 그리고 글로벌 시장 진출과 게임, 애니메이션, e북 등 콘텐츠 사업 확장의 원년으로 삼은 올해가 바로 '3차 성장기'에 해당한다.
지난 2009년 무선통신기기 제조업체 웨스텐코리아를 통해 우회상장한 예림당은 상장 직후 기존의 통신 사업을 중단하며 도서출판 사업에 매진했다. 그리고 2012년 들어 이제는 단순 출판기업에서 콘텐츠 전문업체로 한 단계 더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사양산업으로 여겨진 출판업에 대한 낡은 시각을 접고 종이의 한계를 뛰어넘어 디지털화된 출판 콘텐츠로 영역을 확장하고 나섰다.
우선 예림당은 올 들어 Why 시리즈의 영문판을 비롯한 다국어 버전의 저작권 수출과 e북, 교육용 게임 등의 e컨텐츠 분야에 가장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얼마 전 국내도서로서는 드물게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영어로 번역돼 영어권 시장에서 큰 이슈가 된 적 있는데 이 작품의 해외 저작권을 예림당이 갖고 있다.
예림당은 또 올해 태블릿PC 등 각종 디바이스에 납품할 e콘텐츠 확보에도 매진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러닝을 신사업으로 선정해 이 분야에 올인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10월부터 SK텔레콤을 통해 스마트 교육 플랫폼인 'T스마트러닝'을 론칭, 중학생 과정의 과학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인터뷰> 나성훈 예림당 대표 “한국의 월트디즈니 만들 터”
-올해는 총선과 대선 등 정치적인 이슈가 몰려있어 엔젤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 때문에 예림당을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 예림당은 회사 자체의 실적과 성장성 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다. 굳이 정치적 테마와 관련 지어져 평가되는 것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엔젤 산업이 올해 주목받는 것은 분명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어느덧 예림당은 4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졌다. 지금 시점에서 예림당의 위기와 기회가 있다면. : 대표 브랜드인 Why 시리즈의 미투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세계 경기 침체, 원자재 상승 등의 경기 변동에 따라 국내 출판시장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는 건 위기다. 그러나 종이책 시장의 축소는 역으로 e북 등 디지털 시장의 확대가 될 것이며, 원자재 상승 역시 디지털로 전환을 할 수 있는 예림당의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예림당하면 어떤 기업의 이미지로 만들고 싶은가. : 예림당은 39년간 어린이를 위한 도서를 만들어왔다. 자회사 등을 통해 어른들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지만 앞으로도 예림당은 다양한 매체와 경로를 통해 어린이들을 위한 콘텐츠 개발에만 주력할 것이다. 향후 예림당이 보유한 콘텐츠를 활용한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을 취해 한국의 월트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기업을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