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지난해 미래에셋운용은 해외설정운용자산 5조원을 돌파하며 한해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해외설정운용자산이 6조원대로 껑충 올라섰다. 인도네시아의 자산운용사를 인수한 영향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3월에 그룹의 또 다른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을 흡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해외진출에 큰 시너지가 발휘됨은 물론 해외시장에서의 입지도 더욱 단단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해외설정운용자산 6조원
지난 9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 최초로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현지 운용사인 NISP자산운용의 지분 70%를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가액은 약 274억원(2450만달러). NISP자산운용 인수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설정운용자산은 6조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NISP자산운용은 인도네시아 유력 증권사 NISP세큐리타스(Sekuritas)의 자회사로 수탁고가 5000억원(4억5889만달러)에 달한다. 공기업계열이나 외국계가 아닌 순수 현지 운용사 중 두번째로 큰 규모다. 주력상품은 인도네시아 국채와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채권형펀드다.
미래에셋운용의 NISP자산운용 인수는 국내 자산운용사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펀드운용과 판매를 개시하는 첫 사례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도네시아는 자원 부국이자 인구가 세계 4위이며, 전체 펀드시장 규모도 19조원(171억달러)에 달하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큰 국가다. 인도네시아 펀드시장은 2005년 이후 연평균 30%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운용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현재 글로벌시장에서 운용 중인 미래에셋펀드를 복제해 인도네시아 현지의 역내펀드로 설정·운용·판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홍콩에 설정된 역외펀드(SICAV)도 내놓을 계획이다. 또 국내에는 인도네시아 채권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9일 오전 11시(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NISP자산운용 본사에서 주식매매계약 체결 직후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왼쪽에서 세번째)과 하나피 히마완 NISP자산운용 CEO가 악수를 하고 있다.
◆체계적인 해외진출 전략
이처럼 미래에셋운용이 해외시장에서 역량을 발휘하게 된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지난 10여년간 해외진출 전략을 체계적으로 꾸준히 진행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선 2003년부터 시작된 1단계 전략은 국내투자자에게 미래에셋운용의 해외펀드를 제공하는 일이었다.
미래에셋운용은 2003년 12월 홍콩법인 설립 후 인도, 영국, 미국, 브라질에도 차례로 법인을 설립하면서 해외운용 및 마케팅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그리고 2005년 2월에는 국내자산운용사 현지운용 최초 해외펀드인 '미래에셋 아시아퍼시픽 스타 주식형펀드'를 출시했다. 이밖에 친디아펀드, 브릭스펀드 등 이머징마켓펀드와 해외부동산펀드, 해외섹터펀드 등 다양한 해외투자 상품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에게 다가갔다.
2단계 전략은 2008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래에셋운용의 주력펀드를 홍콩, 미국, 유럽 등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본격 판매하기 시작한 것. 2008년 4월 인도에서 '미래에셋인디아오퍼튜니티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인도와 브라질 및 미국법인에서는 현지에 펀드를 설정해 해외투자자들에게 소개했다.
특히 2010년 9월 미국에 국내자산운용사 최초로 '글로벌이머징마켓 그레이트컨슈머펀드'를 출시하는 등 현재 총 6개 상품을 출시했다. 2008년 7월 국내운용사 최초로 글로벌역외펀드인 SICAV를 설정한 것도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현재 SICAV는 홍콩, 유럽, 중동 등 10여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맵스자산 합병 후 글로벌 경쟁력 한층 강화
2009년 이후 미래에셋운용은 글로벌 진출과 현지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미래에셋운용은 2009년 9월 중국의 화신신탁회사와 합작회사 설립계약을 맺었다. 중국 증감회(CSRC)에 운용회사 설립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으로, 빠르면 올해 인가가 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또 대만법인을 출범해 범중화권 자산운용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대만 현지 운용사인 타이완라이프자산운용의 지분 60%를 모회사인 타이완라이프생명으로부터 인수한 것. 미래에셋운용 측은 "2003년 설립한 홍콩법인과 인가 예정인 중국합자회사 및 대만법인을 통해 홍콩, 중국본토, 대만을 잇는 범중화권 통합 자산운용서비스를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는 캐나다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호라이즌ETFs의 지분인수를 완료했다. 호라이즌ETFs는 호주에 베타쉐어즈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한번에 선진시장인 캐나다와 호주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NISP자산운용을 인수함에 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홍콩, 인도, 영국, 미국, 브라질, 대만, 캐나다, 호주에 이어 인도네시아까지 총 9개 해외법인을 보유하게 됐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글로벌시장에 적극 진출해 한 지역에 집중 투자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분산하고 있다"며 "또 다양한 금융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시장에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이머징마켓 전문가로서의 브랜드를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동산, 사모투자펀드(PEF) 등을 운용하는 미래에셋맵스의 합병으로 미래에셋운용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과 채권에 강한 미래에셋운용과 대안투자 전문인 미래에셋맵스가 합치면 시너지효과가 크지 않겠냐"며 "해외시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