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을 뺏겠다는 국민은행의 횡포입니다." - 공인중개사
"부동산중개업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 국민은행

최근 부동산업계는 국내 굴지의 은행인 국민은행의 부동산진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크게 술렁였다. '국민은행, 부동산 창구 연다'는 뉴스가 발단이었다.

아파트 등을 사려는 고객이 국민은행을 찾아오면 전담 직원이 데이터베이스(DB)에서 최적의 매물을 찾아 해당 지역 중개업자와 연결해준다는 것. 대출 또한 국민은행 계좌를 통해 원스톱으로 이뤄진다는 내용이었다.

공인중개사들은 트위터나 블로그에 이러한 소식을 분주하게 전하는가 하면, 국민은행의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골목전쟁'의 전운마저 감돌았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즉시 법률 검토에 들어갔으며, 국민은행에 법적대응과 함께 중개사무소를 통한 시세제공 및 대출알선 중단 등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국민은행도 이에 대한 즉각 해명자료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전달했다. 해당 보도는 국민은행에서 제공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기사가 아니며 근거가 없다는 것. 부동산 서비스사업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고, 부동산중개업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중개행위를 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일단 국민은행이 중개영역 침범이 없을 것이라고 했으므로 이번 사건은 일단락된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앞으로도 국민은행 및 대형법인 등의 부동산중개업 진출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 국민은행의 부동산업 진출 논란은 오보로 인한 단순한 해프닝이었을까.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신년 인사회에서 "올 하반기 엄청난 부동산 관련 상품이 나올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부동산관련 종합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KB부동산서비스사업단을 신설하기도 했다.

부동산펀드와 리츠 상품 등을 선보이고, 옛 주택은행 시절부터 축적해온 방대한 부동산 관련 DB도 전산화해 사업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종합서비스 중 부동산중개업무도 포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산 것이다.

국민은행과 부동산중개업소  간의 오랜 갈등(?)도 이번 소동에 부동산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로 꼽힌다. 국민은행 부동산시세 동향 조사를 둘러싼 논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인중개사들에게 부동산 가격 정보는 매우 소중한 정보인데 국민은행은 이를 헐값(업소당 월 2만~3만원 수준)에 가져가고 있다"며 "정부가 국민은행에 부동산시세 조사를 위해 지급하는 예산이 연간 몇십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영세 공인중개사들의 손목을 비틀고 있는 것과 다름없지 않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업소 약 3500곳에 월 3만원이면 대략 월 1억원, 연간 12억원 정도가 되는 셈"이라며 "여기에 관리하는 인력 급여 등을 포함하면 실제로 수익은커녕 손실을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국민은행 홈페이지 등재효과 등을 감안하면 월 2만~3만원의 비용만으로 바라볼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