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시착 위기까지 내몰렸던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가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이용객수가 급증하고 매출이 대폭 상승했다. 항공사의 수익창출의 필수요건인 해외 신규노선 취항도 순조롭기만 하다.


출범 초기 저비용항공업계는 커다란 난관에 봉착했다. 2007년 부산을 거점으로 운항을 시작한 영남에어가 불과 6개월 만에 부도를 맞은 것은 항공업계의 큰 충격이었다. 재기의 꿈도 실패로 돌아갔다. 퍼스트항공으로 사명을 바꾸고 재도전에 나섰지만 결국 회생하지 못했다.

항공기를 띄우지 못하고 파산한 항공사도 여럿이었다. 2008년 울산을 기반으로 취항한 코스타항공은 시험운행만 하다가 파산했고 젯코리아, 인천타이거항공, 중부항공 등도 항공기 한번 띄우지 못한 채 꿈을 접어야 했다. 국내 첫 저비용항공사인 한성항공과 부산을 근거지로 했던 영남에어가 2008년 재정난으로 파산하면서 저비용항공사의 한계는 절정에 이르렀다.


분위기 반전은 2010년부터 이뤄졌다. 신종플루와 금융위기 등의 악재가 줄어들면서 항공수요가 급증하자 저비용항공사의 수요도 같이 늘어났다. 특히 저비용항공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제주도 여행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이 회복의 발판이었다. 더불어 일본과 동남아의 신규노선 확보로 꺾인 날개를 다시 펼 수 있었다. 긴 터널을 뚫고 양지로 나온 저비용항공사들은 현재 얼마나 몸집을 불렸을까.
 


◆1조원 매출 시장 열린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은 우선 매출규모에서 드러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저비용항공사 매출규모는 어느덧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액은 8000억원 규모였다.


우선 지난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연매출 2000억원을 넘긴(2577억원) 제주항공은 올해 36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영업이익이다. 2010년 6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38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50억원이다. 2년 연속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어 경영 안정권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대형항공사를 등에 업고 있는 2개사도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 브랜드인 에어부산은 지난해 목표를 넘어 17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2010년 37억원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올해 매출목표는 2200억원, 영업이익 목표는 150억원이다.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 역시 2010년 처음으로 적자구조에서 탈피하며 지난해 17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69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다. 올해는 에어부산을 넘어선 2374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하위권 저비용항공사는 아직 속도조절 중이다.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매출액은 1216억원으로 2010년 대비 10%가량 늘었지만 적자구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감사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지만 업계에서는 약 150억~240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의 2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의 올해 매출목표는 1600억원, 영업이익은 -20억원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850억원, 영업이익 -90억원이었다. 점차 적자폭이 줄고 있어 올해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에어부산,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이용객 1000만 시대, 항공기 도입 최다
 
지난해 저비용항공사의 이용객은 1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794만명에서 32.5% 증가한 1052만명이다. 2009년 500만명을 기록한 후 2년 만에 2배가 늘어난 것이다. 국·내외 항공사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시장점유율도 13.2%에서 16.5%로 늘어났다.

국내선만 보자면 비율은 더 높다. 국내선 점유율은 41%다. 일부 노선에서는 대형항공사의 점유율을 넘어서기도 했다. 김포-제주, 김해-제주, 군산-제주 등 3개 노선은 저비용항공사의 비중이 50%를 넘는다.

아직 점유율은 낮지만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는 국제선 이용자 수도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2010년 93만명에서 지난해 183만명으로 98.1%나 급성장했다.

올해 5개 저비용항공사가 새로 들여오는 항공기 대수 역시 역대 최다 수준이다. 취항 붐이 있던 2008년과 2009년의 9대를 넘어 처음으로 두자릿수(10대)에 진입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제주항공이다. 올해 4대의 항공기를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3월 B737-800 기종 2대를 도입했다. 이를 계기로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 중 처음으로 운항기 10대를 운영하는 회사가 됐다. 올해 하반기까지 2대의 항공기가 추가로 도입된다. 해마다 3~4대의 항공기를 확보해 2017년까지 20~30대를 보유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저가항공사의 두자릿수 항공기 보유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에어부산은 3월 A321-200 기종을 들여오며 8번째 항공기를 확보했으며 하반기에 같은 기종을 한대 더 들여온다. 진에어 역시 에어부산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17일 김포-제주 노선에 제주항공과 같은 B737-800 모델을 투입하며 8번째 항공기의 운항을 시작했다. 역시 하반기에 추가 도입이 예정돼 있어 올해 안으로 9대 보유가 가능해진다. 내년이면 2개사 역시 두자릿수 항공기를 보유하는 항공사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스타항공 역시 지난 3월 7번째 항공기를 도입했다. B737-800 NG 기종으로 인천-나리타 노선에 투입됐다. 올해 말까지 또 한대의 항공기를 구입할 예정이다. 반면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는 티웨이항공만 신규 항공기 도입 계획이 없는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많은 알짜 신규 해외노선을 확보하게 되면서 저비용항공사의 항공기 구입이나 임대가 줄을 잇고 있다"며 "해외노선의 수익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 저비용항공사의 흑자구조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