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장세가 길어지고 있다. 최근 일주일 동안 1970~2005포인트 사이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지나치게 심각한 위기라 불릴 만한 일도 없고 강한 호재마저 없어서인지 증시 움직임이 밋밋하다.

이런 시기에 주식투자를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할지, 아니면 잠시 쉬는 게 좋을지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증시전문가들도 당장 증시가 박스권을 뚫고 급격하게 상승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기가 다소 늦어질 뿐 중장기적으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그때를 대비해 현 시점에서는 박스권 장세에 대응할 만한 별도의 투자전략이 요구된다. 장기 유망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모멘텀 부족한 국내증시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을 꼽는다면 부진한 미국 경제지표와 스페인을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유럽 재정적자 문제 등이다. 이런 요인들이 주식시장을 짓누르면서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게 된 것이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올 2월 이후 박스권 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호재와 악재가 부각될 때마다 주가는 요동치고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힘든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진한 거래대금과 거래량, 그리고 외국인들의 순매수세 약화에서 볼 수 있듯이 수급상으로도 상승동력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나마 박스권 하단 지지력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답답한 장세가 지속되더라도 증시가 급락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박스권 하단이 지지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로 ▲유럽 재정 우려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덜하다는 점 ▲경기둔화 우려 완화 ▲실적개선 기대 등 3가지를 꼽았다.

곽 연구원은 "최근 증시가 전 저점 수준인 1980선 내외에서 지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3가지 이유를 비롯해 단기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 등으로 박스권 내 반등을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스권 돌파에 대한 기대

박스권을 뚫고 반등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박스권 돌파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대내외적인 요인들이 몇가지 있겠지만, 특히 경기부양을 위한 이머징국가들의 대응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겠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관련해 ▲소규모 은행에 대한 지준율 인하 ▲내수경기 부양을 위한 관세율 하향조정(20%→10%) ▲외국인적격투자자(QFII) 투자한도 확대(300억달러→800억달러) ▲중국 위안화 환율의 일일 변동폭 확대(0.5%→1%) 등의 정책을 긍정적인 요인들로 꼽았다.

이 연구원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인도가 3년만에 처음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한 점도 향후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이머징국가로서 대표성이 있는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의지를 자극할 뿐 아니라 정책적인 대응여력이 있는 이머징국가들의 경기부양으로 글로벌 성장모멘텀을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요인들을 감안할 때 조만간 증시는 매수세 우위의 거래대금 개선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물론 박스권 상향돌파 및 안착을 위해선 거래대금이 코스피 기준 6조원 수준을 넘어서는 증가세가 확인돼야 한다"며 "하지만 박스권 상향 돌파에 걸림돌이었던 새로운 상승모멘텀 부재 문제를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국가들이 해결해주고 있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박스권 대응 위한 전략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맞는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우선 저가 분할매수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변수들이 통제 가능한 것들"이라며 "또 예측 범위 내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지수 조종폭 또한 시장의 예상수준인 1970포인트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현 시점에서는 기술적 조정을 이용한 저가 분할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업종 선별도 중요하다. 일단 IT업종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환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IT, 건설, 운수장비, 운수창고업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곽중보 연구원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IT, 자동차를 비롯해 산업지표가 개선되는 정유업종을 관심업종으로 꼽았다.

현시점에서 장기 유망종목을 찾아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대우증권 계량분석팀은 '비모수적 가치 서열화'(Nonparametric Value Positioning)를 이용해 2011년 확정 실적으로 산출된 장기유망 10종목을 공개했다. 분석 결과 우리금융, 현대건설, KT, SK, 두산중공업, 외환은행, 두산인프라코어, 신세계, CJ, SK브로드밴드 등이 장기 유망종목으로 선정됐다.

장희종 대우증권 계량분석 연구원은 "선별된 기업들은 지난해 확정 실적 대비 현재 주가 수준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낮은 것으로 평가된 유망종목"이라며 "대체로 은행, 지주, 기계, 통신업종의 종목이 많이 나타났는데 KT처럼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주가수익비율(PER)보다 높은 종목도 꼽혔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4월17일 코스피지수는 1985로 마감했으나 하루 뒤인 18일에는 2004로 상승, 20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19일에는 다시 1999, 20일에는 1974로 마감하며 2000선 밑으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