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임원 인사를 둘러싸고 종종 논란이 들끓곤 한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 법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여러 회사들이 CEO를 비롯한 임원 인사를 두고 구설수에 오르곤 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올해 증권사 CEO들의 대거 교체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신한금융투자는 강대석 신임 사장이 지난 2월 선임, 일찌감치 CEO 인사를 마무리했다. 물론 강 신임사장을 취임을 두고서도 약간의 반발이 있었다. 그러나 역대 CEO들과 차별화된 이력, 증권업계에서 인정받았던 영업력과 경영능력 등을 감안하면 신한금융투자를 더욱 발전시킬 적임자란 평가도 있다. 

◆바람 잘 날 없었던 CEO 자리

신한금융투자로 회사명이 바뀌기 전인 굿모닝신한증권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역대 CEO들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02년 굿모닝증권과 신한증권이 합병해 탄생한 굿모닝신한증권의 초대 CEO인 도기권 사장은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사퇴했다.

사퇴이유가 명확하진 않지만 당시 도기권 사장의 경영방식과 실적 등을 놓고 신한금융지주 측과 갈등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퇴임 후 도기권 사장을 비롯한 전 임원진과 굿모닝신한증권 간에 '스톡옵션 요건 변경안'을 두고 법적인 시비가 일어 씁쓸함을 남기기도 했다.

도기권 사장의 바통을 이강원 사장이 이어받았지만 회사 입장에선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2004년 굿모닝신한증권의 새 수장이 된 이강원 사장은 혼란스런 회사 분위기를 수습하고 내실을 다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취임 1년 만에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그리고 2006년에는 이동걸 사장, 2009년부터는 이휴원 사장이 임기를 채워 회사를 이끌었다. 이동걸 사장은 증권업이 아닌 은행 출신이었지만 업계에서 굿모닝신한증권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고, 연임도 예상됐었지만 임기를 채운 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휴원 사장 역시 은행 출신이란 점이 아킬레스건이었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학연이 있다는 점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그는 증권이란 단어를 뺀 신한금융투자로 회사명을 바꾸며 변화를 모색한 혁신적인 CEO로도 인식됐다. 그리고 임기를 마친 후 올해 총선 출마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이처럼 굿모닝신한증권부터 신한금융투자에 이르기까지 CEO 자리에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이동걸, 이휴원 두 사장도 임기를 모두 마치고 퇴임했지만, 은행 출신 증권사 CEO란 꼬리표가 종종 한계로 지적됐었다.  
 

 
◆베테랑 증권맨의 CEO 취임

올해 신한금융투자는 강대석 신임 사장 취임으로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시기를 맞았다. 더욱이 이번에는 회사 노동조합원들이나 증권업 관계자들이 반신반의하던 은행 출신 CEO가 아닌 증권 베테랑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강 사장은 1980년 외환은행에 입행하면서 금융권에 첫발을 들였다. 그리고 1988년 신한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신한금융 및 증권업과 인연이 시작됐다. 굿모닝신한증권 출범 후에는 동두천지점장, 상도동지점장, 압구정지점장 등을 지내면서 영업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기획본부장(상무), 리테일본부장(부사장), 캐피탈마켓IB본부 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지내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2005년에는 금융투자업계를 떠나 음원업체인 블루코드테크놀로지 대표이사로 재직했으며, 2010년 12월부터는 신성투자자문 대표이사로 활동했다. 잠시 금융투자업과 동떨어진 회사에서 CEO를 지내긴 했지만, 전반적인 경력을 살펴봤을 때 강 사장은 두말할 나위없는 증권맨이다.
 
그래도 항상 견해 차이는 존재하는 법. 지난 2월 신한금융투자 노조는 강 사장 내정을 반대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간 바 있다. 사실 신한금융투자의 전신인 굿모닝신한증권에서 수년간 근무하면서 부사장까지 지낸 인사가 선임된 것만으로도 큰 변화였다.

하지만 노조 측은 굿모닝신한증권 출신이지만 업계를 떠난 지 8년이 넘었으며, 낙하산 인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부 인사도 아니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신한금융투자의 독립 경영이 이뤄지기 위해선 내부 인사가 절실하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었다. 당시 노조의 천막농성은 일주일가량 진행됐다.

◆논란 돌파하고 실력으로 승부

많은 회사들이 CEO의 이력과 역량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그런 논란들을 얼마나 빨리 불식시키느냐다. 강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운 이유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실력과 실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강 사장이 취임 당시 밝힌 장기 목표는 '2015년 업계 5위 달성'이다. 업계 5위권을 목표로 본사영업과 자산영업을 강화하겠다는 게 강 사장의 계획. ▲상품공급 및 운용역량 강화 ▲CIB협업 모델 효율화 ▲법인영업 및 퇴직연금 경쟁력 강화 ▲지원조직 운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밑그림도 그렸다.

신한금융지주가 도입한 그룹 사업부문제인 매트릭스 체제도 신한금융투자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메트릭스 체제를 통해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협업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매트릭스 체제가 도입된 후 3개월 간 신한은행 예금 만기 고객의 신한금융투자 상품 가입 실적이 6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탈한 금액은 400억원 수준.

강 사장의 공격적인 경영과 계열사 간 협업체제 등이 잘 맞물려 진행된다면 신한금융투자의 위상과 실적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강 사장이 취임한 지 아직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임사장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이겠지만, 섣부르게 평가하기보다는 증권 베테랑의 경험과 노하우를 믿고 따라야할 시기라는 것.

한 증권업 관계자는 "강 사장이 증권업에 종사하는 동안 영업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며 "최근 증권업계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경영인의 능력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지 않겠냐"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